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 혐의를 적용 받아 9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케이블TV(SO) 업계가 반격에 재차 나섰다. 지난달 28일 KT의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 셋톱박스가 적합성평가(형식승인)를 받지 않았다고 방송통신위원회 전파연구소에 신고했던 케이블TV 업계는 이번에는 수신제한시스템(CAS) 미탑재 문제를 제기했다.
씨앤앰·티브로드·CJ헬로비젼·현대HCN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9일 서울 중구 충정로3가 충정타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강력한 시정조치를 주문했다.
김기범 SO기술분과위원장(티브로드 사장 겸 CTO)은 “IPTV용 CAS인 ‘iCAS’가 적용되지 않은 셋톱박스 50만대가 유통됐다”고 말했다. 권기정 HCN 상무는 “KT는 삼성전자와 DMT로부터 형식승인을 받지 않은 셋톱박스를 공급받는 것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형식승인을 받은 LG전자 셋톱박스로 바꿨지만 여기에도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기능만 있을 뿐 iCAS는 들어가지 않은 불법 셋톱박스”라고 말했다.
정부는 교환·분리 가능한 CAS를 도입하면서 올해 1월 1일부터 케이블 업계에는 표준제품으로 ‘XCAS’를, IPTV에는 ’iCAS’를 쓰도록 했다. LG전자 셋톱박스는 올해 생산됐지만 iCAS를 탑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홍명호 KCTA 정책국장은 “아직까지 방통위 산하 전파연구소에서 회신을 받지는 못했지만 정부에서 방송사업자에 요구하는 규제 수준과 동등한 기준을 KT에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 업계는 보급될 당시에는 OTS서비스를 위해 배포된 것이므로 전량 회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자재 등 다른 쪽에 대해 문제제기 하기보다는 서비스 경쟁력으로 승부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IPTV에 프로그램공급자(PP)들의 콘텐츠 공급을 막았다는 이유로 케이블TV방송사 5개사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