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이 많은 코스닥시장이 작년 주가는 하락했지만 배당금은 29.7%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주주가 많은 기업에서 이런 현상이 심했다. 배당금의 증가는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치지만 해당 기업에는 향후 미래를 위한 시설투자나 연구개발(R&D)을 위한 잉여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있어 기업가치를 훼손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은 12월 결산법인 중 실질주주에게 현금배당을 지급한 회사는 총 916사 11조 5115억원으로 지급금액 기준으로 전년대비 13.6% 증가했다고 밝혔다.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과 증권시장별 연말주가지수 등락을 비교해 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은 주가지수가 전년대비 21.9% 증가한 데 비해 배당금은 12.7% 늘었고 코스닥시장 상장법인은 주가지수가 0.6% 감소한 반면 배당금은 29.7% 증가했다.
외국인 현금배당도 동반 증가했다. 외국인 실질주주에게 현금배당을 지급한 회사는 총 904개 사 4조 3397억원으로 지급금액 기준 전년대비 18.2% 증가, 전체 배당금 증가율(13.6%)을 상회했다. 외국인배당금 비율은 37.7%로 전년대비 1.5%p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이 4조 2673억원으로 39.3%를 코스닥시장은 724억원으로 10.9%를 차지했다.
특히 코스닥시장 상장법인의 외국인 배당금은 전년대비 65.3% 증가한 것으로 외국인투자자의 코스닥시장 상장법인에 대해 높은 배당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한 코스닥 업체 IR담당자는 “외국인 주주와의 미팅에서 높은 배당 요구를 받은 적이 있다”며 “외국인 지분이 높은 기업으로서는 일종의 압력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외국인 실질주주에게 배당금을 가장 많이 지급한 회사는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삼성전자로 4,663억원을 지급했고, 이어 한국외환은행 3,941억원, SK텔레콤 3,281억원 순이다. 코스닥시장은 메가스터디 83억원, GS홈쇼핑 82억원, 서울반도체 45억원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배당금 수령액이 많은 외국인들의 국적은 미국이 1조 8697억원(외국인 배당금 전체의 43%)으로 가장 많고, 영국 4152억원, 벨기에 2839억원의 순이었다.
한편 12월 결산법인 시장별 배당금 지급은 유가증권시장이 486개 사 10조 8491억원으로 전년대비 12.7% 증가했고, 코스닥시장의 경우 430개 사 6624억원으로 전년대비 29.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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