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2000만 인터넷 사용자가 있는 중국 시장을 두고 페이스북과 구글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은 마크 주커버그 CEO가 6개월 간격을 두고 방중하면서 진출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반면에, 구글은 중국 정부와 마찰이 심해 지난 3월 차이나 법인을 홍콩으로 옮기는 등 곧 사업을 완전히 접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만약 페이스북이 중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인터넷 비즈니스 업계 판도가 변할 가능성이 커 이목이 집중된다.
2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중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반면에 구글은 조만간 서비스를 완전히 접을 전망이다.
페이스북 중국 진출 소문은 지난해 12월 주커버그가 방중했을 때 중국 검색엔진 1, 2위 기업인 바이두와 시나닷컴 CEO 등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고 발표하면서다. 현재 페이스북의 중국 파트너로는 중국 검색엔진 1, 2위 사업자인 바이두나, 시나닷컴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SNS 성과는 미흡하다는 공통점이 있어 이 같은 소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데이터센터 오브 차이나 인터넷의 후 얀핑 연구원은 “페이스북은 이미 계약을 끝냈으며 전 세계 공통 도메인인 ‘facebook.com’을 사용하지 않고 중국 독자 사이트인 ‘facebook.cn’을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커버그는 중국 시장을 제쳐두고 페이스북을 전 세계 단일 플랫폼으로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올해 초 한 콘퍼런스에서 “10억 명(중국 지칭)을 남겨놓고 전 세계를 연결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중국 시장에 대한 스터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과 대조적으로 구글은 중국 내 모든 서비스를 접을 것이라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구글의 중국 검색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9.6%로 전년의 35.6%에 비해 절반가량 뚝 떨어졌다. 지난달 가장 큰 고객이었던 시나닷컴이 구글 검색 엔진을 자체 엔진으로 바꾸면서 이 같은 기조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구글은 지난달부터 ‘구글어스’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영업허가가 만료됐지만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현재 구글차이나에 접속하면 구글홍콩으로 자동 연결된다.
구글이 중국에서 철수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 정부의 지나친 ‘검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지난 2009년 중국 정부는 구글 G메일을 해킹해 반정부인사의 정보를 가져갔던 것을 시작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데이터를 끊임없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이목이 집중되는 부문은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 정책이다. 구글은 이들과 대립하는 악수를 뒀지만 페이스북은 ‘로마에서는 로마법에 따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페이스북의 중국 진출 성적표가 좋아 회원 수가 배로 급증하면 인터넷 비즈니스 업계 권력은 페이스북으로 수렴될 전망이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우리 회사의 임무는 전 세계를 연결하는 것”이라며 “저커버그의 방중 의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