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중견 게임사와 상위 게임사의 격차가 벌어지며 게임업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주요 상장 게임사 실적을 집계한 결과 상위 4개사는 대부분 성장세를 구가했지만 중견 게임사들은 예외 없이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일부 업체는 20% 넘게 매출이 감소하는 등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더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한빛소프트는 2011년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21%,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나 매출이 줄었다. 액토즈소프트와 YD온라인은 전 분기 대비 매출이 5% 이상, 위메이드와 엠게임 역시 매출이 2~3%나 빠졌다. 반면에 상위업체 중 하나인 네오위즈 게임즈는 사상최대 매출 실적을 올렸다.
중견 회사 중 일부는 구조조정 등 자구책을 통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렸지만, 정작 중요한 성장동력인 신규매출 발생은 당분간 힘들다는 점에서 큰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들 회사의 실적부진은 게임산업이 규모의 산업으로 변화하면서 상위업체로 자본과 콘텐츠가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CJ E&M과 한게임은 2011년 상반기에만 6~21개 신작게임을 발표했다.
중견업체의 게임 소싱 담당자는 “신규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들은 대형업체에서 이미 접촉을 끝냈거나 혹은 원하고 있어 (중견업체는) 퍼블리싱 대상에 끼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라며 신규게임 확보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회사 매출을 지탱해왔던 킬러 콘텐츠의 생명력이 떨어져간다는 점도 약점이다. 대부분의 중견 게임사들은 히트한 게임 하나로 매출을 유지해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게임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형편이다. 또 최근 2~3년간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게임이 속속 등장하며 중견업체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
김성곤 게임산업협회 사무장은 “규모가 커지면서 몇몇 사업자 중심으로 유통구조가 바뀌고 있다”며 “최근 규제정책 등으로 사업자들의 진입장벽 높아지는 등 대형회사만 버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중형업체들은 주목할 만한 신작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2년여 전부터 보이던 양극화 현상이 점점 노골화되고 있다”며 “중국 등 해외시장 공략도 더 이상 쉽지만은 않다. 결국 작년 불었던 M&A 바람에서 볼 수 있듯 대형사 위주로 생태계가 재편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원석·김시소기자 stone201@etnews.co.kr
중견 게임사 부진한 실적에 양극화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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