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창업경진대회…참신한 아이디어 경연장

20일 카이스트에서 열린 `스마트 캠퍼스` 창업 경진대회에서 참가자가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있다.
20일 카이스트에서 열린 `스마트 캠퍼스` 창업 경진대회에서 참가자가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있다.

 “집단 지성과 소셜의 힘을 이용해 인터넷에 공개된 훌륭한 강의를 번역하는 소셜 번역 사이트가 있다면 교육이 한단계 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소셜 글로벌 교육팀

 “어떤 사람에게 어떤 종류의 직업이 어울리는지 게임처럼 재미있는 과정을 통해 찾아줍니다. 그리고 해당 직업과 연관되는 사람을 멘토로 연결까지 해주는 것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 수수께끼팀

 지난 20일 카이스트에서 열린 창업 경진대회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이다. 카이스트 개교 4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산학협력 센터장인 이민화 교수와 스타트업카이스트 등의 공동 주최로 열렸다. ‘스마트 캠퍼스’를 주제로 정하고, 카이스트의 교육환경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굴을 목표로 진행됐다.

 창업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총 접수된 아이디어는 무려 43개에 달했다. 이 중 1차 심사를 통해 대회 당일인 20일 아이디어를 발표할 수 있는 10개팀을 선별했다. 평가는 교육(Education)과 학생 생활(Student life)의 두 가지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sustainable) 창업 아이디어에 대해 평가했다.

 10개팀 선발결과 다양한 팀이 본선에 올랐다. 2개팀은 카이스트에 있는 외국 학생들로 구성된 팀이었으며, 2개팀은 중고등학생으로 구성된 팀이 올라왔다.

 행사를 주최한 이민화 교수는 “외부에도 행사참여를 공개했기 때문에 다른 대학생들의 참여는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고등학생은 의외였다”며 “학생들의 창업 아이디어를 볼 때마다 깜짝 놀랄 정도로 참신한 것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본선은 참가팀의 발표와 참석자들의 질문 등으로 진행되고, 최종 심사가 진행됐다. 심사를 하는 동안 창업을 통해 큰 성공을 이룬 두 명의 연사의 강연도 있었다. 강연은 창업 1년여 만에 소셜커머스 업계 1위로 올라선 티켓몬스터 신현성 사장과 전자책 출판솔루션업체 디스럽트의 데이비드리 사장이 맡았다. 이들의 강연을 통해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은 생생한 경험과 현실적인 감각을 들었다.

 심사결과 1위는 외국 학생들로 구성된 소셜 글로벌 교육(Social-Global Education)팀이 차지했다. 이들이 제시한 ‘소셜 번역 사이트’는 유튜브 등 인터넷에 공개된 각종 강의를 소셜 번역하는 내용이다. 사이트가 구축되면 미국 MIT대학의 강의를 세계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고, 카이스트의 강의를 동남아 국가에서 쓰는 것도 가능해진다. 누구나 번역에 참여할 수 있고, 번역에 대한 평가도 할 수 있다. 현재 있는 각종 자동 번역 사이트의 내용보다 훨씬 번역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위와 3위에 오른 아이디어도, 1위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것들이다. 2위를 차지한 수수께끼팀은 게임처럼 재미있게 진행하는 설문을 통해 진로와 적성을 평가해 적합한 직업을 찾아주고, 나아가 해당 직업의 멘토와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3위인 VoL팀은 개개인이 읽은 책을 네트워크로 만들고, 이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제시했다. 독서경험 공유 및 연구 프로그램인 셈이다.

 선정된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사업화도 지원한다.

 이민화 교수는 “1등 500만원, 2등 300만원 등 사업화 자금을 주고, 카이스트 내에서 테스트베드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에는 스마트 캠퍼스를 주제로 열었지만, 가을에는 주제를 정하지 않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창업 경진대회를 다시 개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