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사외 이사 검찰, 국세청 출신 약진

 증권사 사외이사와 감사에 금융감독기관 출신이 배제된 반면 검찰과 행정부 출신인사가 대거 신규 선임될 전망이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증권시장에 상장된 22개 증권회사 가운데 15개 증권사가 27일 동시에 주총을 여는 가운데, 검찰과 정부 출신 인사들이 신규 선임될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로 대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감원 등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규 사외이사 선임은 없었지만 대부분 재선임됐다.

 올해 사외이사로는 검찰 출신 변호사와 국세청 출신의 약진이 돋보인다.

 현대증권은 27일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법무법인 성의의 대표변호사인 박충근씨를 신규 선임한다. 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지냈다. 감사위원으로는 금감원 감사실국장을 지낸 임승철씨가 재선임됐다.

 부국증권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법무법인 태평양 이종욱 변호사와 토마토상호저축은행 부행장을 지낸 김인환씨를 사외이사로 새롭게 선임한다.

 유진투자증권은 김갑순 딜로이트코리아 부회장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선임한다. 김 부회장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냈다. 내달 3일 주총을 개최하는 삼성증권은 특허청 차장과 자동차부품연구원장을 지낸 유영상씨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출신 사외이사도 눈에 띈다. 대신증권은 현 자본시장연구원인 이인형 연구원을 신규 선임한 것 이외에 김성호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재선임한다. 김성호 사외이사는 서울지방국세청장과 조달청장을 지낸 바 있다. 키움증권은 기획예산처 재정전략실장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변재진씨를 재선임하고 한국증권업협회장을 지낸 오호수씨가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된다. 동양증권으로 상호가 변경되는 동양종금증권은 감사위원으로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동근 변호사를 신규 선임한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은 금융감독원 팀장을 지낸 김석진씨를 상근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고 예금보험공사 이사와 우리금융지주 전무를 지낸 박승희씨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을 지낸 곽성신씨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태로 금감원이 전·현직 임직원을 금융회사의 감사로 내려보내지 않기로 함에 따라 증권사들이 신규 선임에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사외이사가 거수기 역할이 아닌 본래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