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콘텐츠 산업 진흥, 실속이 중요하다

 정부 콘텐츠산업진흥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가 어제 제1차 회의를 열어 ‘콘텐츠 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내놓았다. 2013년까지 1조6461억원을 투입해 콘텐츠 분야를 정보기술(IT)에 이은 미래 먹을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2013년까지 세계 콘텐츠 7대 강국에 진입하고, 2015년에 5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기획재정부·교육과학기술부·국방부·지식경제부·문화체육관광부·고용노동부·방송통신위원회 등 11개 주요 중앙행정기관장이 콘텐츠산업진흥위원이니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세부 과제를 실행하는 데 막힘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 이석채 KT 회장, 김인규 KBS 사장,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장호성 단국대 총장, 김정아 CJE&M 영화부문대표, 박지영 컴투스 대표 등 민간 위원 8명도 진흥 계획의 실행에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특히 콘텐츠 산업 청년 일자리를 2013년까지 5만개, 2015년까지 10만개나 만들겠다는 것에 주목한다. 콘텐츠 분야 ‘프리랜서’라는 그럴싸한 직업이 실제로는 직업 안정성이 낮은 비정규직에 불과하며, 노동시간이 긴 데다 임금까지 낮기 때문이다. 심지어 젊은 시나리오 작가가 ‘굶어 죽는’ 게 한국 콘텐츠 산업계의 현실이다.

 정부는 매우 오래전부터 ‘콘텐츠 전문 인력 양성’을 꾀했다. 문화부가 팔 걷고 나서 2005년에 문화기술(CT)대학원을 만들었고, 2007년에는 ‘아시아 문화산업 전도사’를 키우기 위해 71억원을 투입했다. 그해 영화인 재교육사업에 28억5000만원, 게임산업 종사자 교육에 18억원, 70개 방송영상아카데미에 33억4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꾸준히 노력했다. 하지만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콘텐츠 산업 고용증가율은 0.7%로 정체했다. 여러 계획이 구두선에 그치면 안된다. 실속을 채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