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 회담 앞에 인터넷 비즈니스를 의미하는 ‘e’라는 약어를 붙인 ‘e-G8’ 포럼이 개최된다. 올해로 37회를 맞는 G8 정상회담 역사상 최초다.
23일 AFP,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프랑스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26일 G8 정상회담에 앞서 24, 25일 양일간 ‘e-G8’ 회담을 개최한다고 전했다. 그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에릭 슈미트 구글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존 도나허 이베이 CEO 등을 비롯, 800명이 넘는 인터넷 비즈니스 관계자를 파리로 초대했다.
이 자리에서는 마크 저커버그, 에릭 슈미트 등 IT 업계 기업가가 참석해 각국 정부의 인터넷 규제와 진흥에 관한 의견을 내놓는다. 이는 곧바로 G8 회담에서 주요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그간 G8 회담에서는 정치와 안보 등 외교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기 때문에 이런 사전 포럼이 열린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일각에서는 프랑스 정부 의견을 대변하는 ‘허수아비’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다소 ‘파격적’이라고 받아들이는 눈치다. 프랑스는 그간 불법 음원, 영화 등의 공유 행위를 가장 엄벌했던 국가 중 하나다. 프랑스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세 번의 경고를 무시한 사람에게는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이른바 ‘하도피법’까지 제정한 바 있다.
프랑스뿐 아니라 G8에 포함된 유럽권 역시 전통적으로 인터넷을 규제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얼마 전 개인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며 ‘구글 스트리트뷰’를 금지한 바 있다.
포럼에서는 우선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가 대세가 되면서 사생활보호 문제, 저작권 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또 클라우드컴퓨팅 등 새로운 IT 서비스 관련 국제 규정 제정을 의논할 방침이다. 인터넷 사용에 따른 과금 문제도 논의된다.
일각에서는 포럼에 대한 ‘음모론’도 나왔다. e-G8은 프랑스 정부가 유럽에서 인터넷 관련 어젠다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이벤트성이라는 주장이다. 민간 단체인 르 콰드라처 드넷은 “화제의 인물을 모아 그럴듯하게 외양을 꾸미고 있지만 그 안에는 프랑스 정부가 모든 것을 조정하려는 욕망이 숨어 있다”며 “시민들은 IT 리더에게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인터넷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