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딜리버리네트워크(CDN)’는 데이터 트래픽을 관리하는 장비를 뜻한다. 전세계 시장에서 CDN 분야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아카마이가 CDN의 개념을 장비가 아닌 서비스로 바꿔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마이크 아페어간 아카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 아카마이 한국 지사에서 기자 인터뷰를 열고 “아카마이는 하드웨어(HW)가 아닌 소프트웨어(SW) 기업”이라며 “우리 매출액 중 절반 이상은 CDN 장비가 아니라 서비스에서 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아카마이의 ‘접속 단말기(커넥티드 디바이스)’ 전략에 담겨 있다.
그는 “지금 한국 CDN 업체들이 하고 있는건 캐싱·다운로드·일반 스트리밍에 필요한 트래픽 분산에 국한된다”며 “이건 1세대로 기술 편차가 적고 가격으로 경쟁하는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아카마이가 제공하는 건 그 다음 세대라는 것이다. 가속(Acceleration) 기술, 모바일 분야에서의 데이터 분산, 라우팅 기능이 포함된다. 단순히 동영상을 다운로드 해서 볼 때와 실시간 고선명(HD) 화질로 감상할 때 필요한 기술은 다르다. 아카마이 서비스는 클라우드 네트워크 상에서 콘텐츠가 바로 구동될 수 있는 상태로 최적화 시켜준다. 캐싱을 사용하지 않고 웹사이트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아페어간 CTO는 “이걸 가능케 하는건 HW 기술이 아니라 SW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CDN 분야에 진출하려고 할 때 박스 형태의 장비를 우선 만들고 그걸 네트워크망에 놓고 쓰는 기존 관점에서는 한발 앞선 아카마이의 서비스를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국에서 아카마이의 점유율은 세계 시장 점유율에 훨씬 못 미친다. 지사가 지난해 3월 설립돼 1년간 시장 진입에 힘써왔다. 중소기업 보다는 대기업, 글로벌 기업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펼쳐왔다. 아페어간 CTO는 “국내 통신사업자와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며 연내에 관련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단말기 제조사, TV 등 생활가전 기업과도 협력하고 있다. 무선 기기들이 간편하게 아카마이의 네트워크에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