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가격,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달러 붕괴

 전자책 단말기 ‘100달러’ 선이 무너졌다. 기 출시된 제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100달러 선이 붕괴된 적은 있었지만 출고가가 100달러 이하는 처음이다.

 24일 캐나다 전자책 기업인 코보(Kobo)는 와이파이가 가능한 e잉크 기반 터치패드 단말기를 99달러에 내놨다. 대형 온라인 서점인 보더스그룹 사이트에서 10만원 안팎이면 구매할 수 있다.

 코보는 기능을 단순화했다. 와이파이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아이패드 등 스마트패드에 비해 눈이 편한 e잉크 화면 기반이다. 뿐만 아니라 코보 전자책 스토어에서 구입한 콘텐츠는 반즈앤노블 누크(Nook), 소니 리더스(Readers)에서도 읽을 수 있다. 호환이 가능한 디지털저작권관리(DRM)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전자책 가격은 지난해부터 대중화 일로를 걷고 있다. 가격 전쟁에 불을 당긴 것은 반즈앤노블이다. 처음 누크를 출시할 때 가격보다는 성능이 앞선다는 것을 강조하며 아마존 킨들과 같은 259달러 가격을 책정했다. 소비자 반응은 냉담했다. 그러자 지난해 6월 누크 신 모델을 19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 역시도 200달러에 머무르는 수준. 코보는 이 가격 저항선을 100달러까지 절반 가량 낮춘 셈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4월 전자책 판매량이 이미 종이책 판매량을 추월했다. 활황세다. 아마존에 따르면 올해 전자책 판매 성장률은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빠르다. 킨들 등 전용 단말기 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등 스마트패드 판매량도 늘고 있어서다. 전자책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화하면서 점점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도 전자책 전용단말기 가격 하락 배경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전자책 가격 하락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가트너 알렌 와이너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마트패드 출하량은 급속히 늘어나는데 전자책 단말기는 한 가지 기능밖에 하지 않아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며 “경쟁이 지속되겠지만 99달러 이하로는 당분간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