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시장은 지금 제2의 IMF나 마찬가지다.”
최관호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취임사에서 규제와 매출액 감소에 신음하는 국내 게임 시장의 현주소를 이같이 전했다. 2005년 바다이야기 사태를 기점으로 침체기를 맞았던 국내 게임산업은 2009년을 기점으로 후발주자인 중국에 완전히 역전당했다.
중국 게임사들의 국내 게임사 줄세우기 및 기업 투자·인수 등 시장 지배력이 대폭 강화된 것이다. 반면에 우리 게임의 해외 진출은 판권 분쟁, 법인 철수, 히트작 감소 등 상대적 약세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는 상위 4~5개 업체를 제외한 중견기업 및 소규모 개발사들이 지난해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중국은 텐센트가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의 성공에 힘입어 글로벌기업으로 부상했고, 레드덕과 리로디드스튜디오 등 국내 개발사 10여곳에 지분투자를 감행했다. 샨다도 아이덴티티게임즈를 인수하며 국내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
특히 큐큐(QQ)메신저로 중국 내 1위 온라인기업으로 올라선 텐센트를 향한 국내 게임업체의 줄서기 경쟁은 치열하다. 기대작 1, 2위를 다투는 MMORPG ‘블레이드앤소울’과 ‘아키에이지’가 모두 텐센트와 계약을 마쳤으며 중소 개발사들도 규모를 막론하고 서비스 계약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 개발사 관계자는 “텐센트나 샨다 등 대형 게임회사가 요구하는 회사 및 게임 관련 자료는 국내 대기업 이상으로 까다롭다”며 “심지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로열티를 감수하더라도 계약에 나서는 경우가 다수”라고 전했다.
과거와 달리 국내 업체들도 중국 게임 수입에 적극적이다. 업체들은 낮은 계약금과 대규모 개발인력이 뒷받침되는 중국 온라인게임이 안정적 서비스 및 콘텐츠 업데이트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최고 히트작인 ‘불멸 온라인’은 중국 개발사인 완미시공에서 개발했으며, 지난해 웹게임 열풍을 주도한 ‘칠용전설’ ‘무림제국’ ‘열혈삼국’ 등이 모두 중국산 게임이다.
한편 콘텐츠진흥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9년 50억5500만달러 규모였던 중국 게임 시장은 2010년 60억25만달러(한화 약 6조60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9.2%의 성장을 보였다. 향후 5년 간 중국 게임시장은 연평균 17.9%의 기록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2015년에는 137억16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kr
-
김명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