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전략이 세계적으로 화두다.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 등 21세기 성공기업들은 모두 플랫폼 전략을 구사한 기업들이다. 최근 티켓몬스터, 그루폰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소셜커머스 역시 플랫폼 기반 서비스다. 이처럼 플랫폼이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급부상하면서 기업들은 외부 역량을 적극 활용해 혁신과 가치를 창출할 다양한 플랫폼 전략을 추진한다.
기업뿐만 아니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정부도 플랫폼 전략을 적극 도입한다. 누구나 참여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개방형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장(場), 즉 개방형 플랫폼을 마련하고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해 주는 플랫폼형 정부다. 웹2.0을 주창한 팀 오라일리는 ‘Gov 2.0’이 성공하려면 정부도 플랫폼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나 영국, 호주 등은 플랫폼형 열린 정부를 표방하면서 우선 국가 공공정보를 적극 개방하고 활용을 촉진하고 있다. 공공정보를 활용해 다양하고 유익한 서비스를 개발, 이용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제공하고 국민과 기업의 정책 참여와 협력을 유도한다.
우리나라도 사회 각 분야의 지식과 창의력을 통합해 국정운영 생태계를 근본적이며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더 나은 편의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가 예산절감에도 기여할 창조적이고 개방적인 플랫폼형 정부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 단절되고 분산된 국가의 지식과 정보를 표준화된 형태로 개방·공유할 수 있는 개방적 지식정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러한 취지에서 ‘국가DB피디아’를 제안한다.
국가DB피디아는 정부나 공공기관 등이 소장한 방대한 공공 데이터를 링크해 제공함으로써 새 지식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유도하는 ‘위키피디아’ 방식의 플랫폼이다. 모든 공공정보를 오류가 없도록 가공·정제해 오픈 소스 형태로 제공한다. 또 개별 데이터 단위로 구조화돼 누구나 쉽게 활용하고, 민간 부문의 정보와 연계해 2차적인 가공을 하기에도 훨씬 수월하다. 한마디로, 새로운 정보와 비즈니스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국민이 원하는 형태와 수준으로 공공정보를 가공해 공유하는 ‘공공 DB 백과사전’이라고 하겠다.
‘국가DB피디아’는 올해 수립하는 ’차세대 국가DB 기본계획‘에 반영돼 이르면 하반기부터 중장기 전략수립(ISP) 및 플랫폼 구축, 데이터 표준화 작업 등이 진행될 것이다. 앞으로 모든 국가DB는 연결과 개방이 필수다. 공공정보(DB)를 활용해 국민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마음껏 창출하고, 기업은 공공정보를 이용한 각종 앱 개발 등 새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국가DB피디아는 스마트사회를 살아가는 똑똑한 국민과 기업의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공공정보를 개방, 공유하는 국가 지식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국가DB피디아와 같은 플랫폼형 지식인프라가 국민과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을 촉진해 플랫폼형 선진 정부를 실현하는 전략적인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성태 객원논설위원·한국정보화진흥원장 kimst@ni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