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전자지갑 상용화…미 업계는 `합종연횡` 중

 구글이 26일(현지시각) 스프린트넥스텔, 마스터카드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내놓는다. 일명 ‘전자지갑(Electronic Wallet)’ 시스템이다. 소비자는 결제 단말기에 카드를 ‘긁는’ 대신 휴대폰을 ‘흔들면’ 된다. 향후 아이폰5, 윈도폰 등에도 NFC 기반 결제시스템이 내장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간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25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구글이 목요일부터 모바일 결제 시스템 상용화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구글은 지난 3월부터 마스터카드, 시티그룹 등과 관련 기술 개발에 들어갔었다. NFC 결제시스템은 뉴욕 지하철과 메이시스(Macy`s) 백화점, 의류 브랜드인 아메리칸이글즈 아웃피터스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주요 소매업체들이 참여하지 않는 한 NFC 개발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을 ‘완벽하게’ 비켜간 셈이다.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는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모바일 결제시스템은 단순히 소비자의 결제 수단이 바뀐 것보다 산업적으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가트너에 따르면 모바일 결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해 시장 규모가 2016년 약 6180억달러에 이른다. 아직까지는 ‘블루오션’인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통신사와 인터넷기업, 그리고 카드사 등 여러 업계가 한 데 엉켜 치열하게 연합하고 있다.

 이제 막 상용화를 시작한 구글과 스프린트넥스텔, 마스터카드 연합은 미국내 경쟁자가 뚜렷하다. 구글은 MS·애플을, 마스터카드는 비자를, 스프린트넥스텔은 AT&T가 그 상대다.

 연내 출시가 유력한 아이폰5와 MS 윈도폰7 업그레이드 버전에도 NFC가 탑재될 예정이다. 비자 역시 MWC에서 NFC 관련 기술을 공개하면서 올해 안으로 상용화하기 위해 림(RIM) 등 통신사들과 협의 중에 있다.

 통신사업자들의 발걸음도 바쁘다.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AT&T, T-모바일 USA는 내년부터 솔트레이크시에서 ‘이시스(Isis)’ NFC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지난 달 서둘러 밝혔다. US뱅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 내 은행들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빌 마리스 구글 벤처스 매니징 파트너는 “이 기술은 물건을 구매할 때 더 잘, 더 빨리, 더 싸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방(NFC산업을 의미)에 하나 이상의 경쟁자들이 가득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글은 목요일 런칭쇼도 함께 진행한다. ‘최신의 혁신(latest Innovation)’이라는 주제로 파트너들을 초대해 스프린트 넥스텔사의 휴대폰과 안드로이드 OS에서 돌아가는 시제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