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료 인하에 `LGU+ 딜레마`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요금 기본료 인하 방침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통신비 인하 대책을 마련하려면 대대적인 기본료 인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기본료를 내리면 규모가 작은 통신사에 타격이 집중돼 이동통신 산업의 경쟁 구도가 흔들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기본료 인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확실하게 통신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런 이유로 한나라당도 가입비 폐지와 더불어 기본료 인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더해 작년 통신사들이 기본료로 거둔 수익(약 8조7천억원)이 무선사업 전체 매출의 38%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되자 `통신사들이 서비스 제공 대가가 아닌 기본료로 조 단위 이익을 내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작년 통신 3사의 기본료 매출은 2009년에 비해 SK텔레콤[017670] 3천41억원, KT[030200] 2천925억원, LG유플러스[032640] 532억원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들은 작년도 연간 실적 보고서에서 기본료 매출이 증가한 것에 대해 "가입자가 증가했고, 기본료가 높은 고가형 정액제 가입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의 유행으로 정액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난 덕분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본료를 대폭 인하하면 통신 3사 중 3위 업체인 LG유플러스는 매출에 가장 많은 타격을 받고 통신 경쟁에서 더욱 불리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단말기 수급이 어려운 기술방식(리비전A)을 사용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정액 요금제 가입자가 가장 적고, 기본료에 대한 의존도가 통신 3사 중 가장 크기 때문이다.

작년 통신 3사의 무선 매출 중 기본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SK텔레콤 36.1%, KT 36.1%였으나 LG유플러스는 49%였다.

또 통신요금 인하 방안 중 하나로 알려진 이동통신 재판매 사업자(MVNO) 활성화 등 통신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이 시행되면 후발 사업자의 사정은 더 악화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통신요금 인하가 불가피할 경우 후발 통신사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경쟁 활성화 방안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방안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2.1㎓ 주파수 할당에서 이 대역 주파수를 보유하지 않은 LG유플러스에 할당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파수 자원을 골고루 배분함으로써 자원활용을 극대화하고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선·후발 통신사업자간 경쟁력 격차 해소를 위해 이동접속료를 재조정하는 한편 선·후발 사업자간 마케팅비 비율을 차등 조정하고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후발 사업자의 사정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통신요금 인하 방안을 검토할 때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해 LG유플러스에 대한 고민의 일단을 내비쳤다.

요금 인가 사업자인 SK텔레콤과 달리 KT와 LG유플러스는 요금 신고 사업자이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방통위의 최종 방안에 따르지 않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2009년 방통위와 통신 3사가 요금인하 방안으로 초당 과금제가 제시됐을 때도 SK텔레콤이 2010년 3월부터 도입하기로 한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결국 같은 해 5월 초당 과금제에 동참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기본료 인하에 관한 한 LG유플러스와 KT는 물론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 조차도 "월 기본료 1천원을 내렸을 경우 연간 6천억원 상당의 매출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차세대 망 투자에 차질이 생기며,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요금 인하 효과도 미미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