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가 방송·통신·콘텐츠·서비스를 제공하는 4세대 융합을 통해 향후 콘텐츠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 전략을 실현할 방도로 방송 수신료 인상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곽덕훈 EBS 사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근 조직을 고객서비스, 웹콘텐츠 서비스 중심으로 개편했다”며 "5월 중순 개설한 ‘EDRB(Educational Digital Resource Bank)’ 서비스를 비롯해 웹 기반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직 개편에서 시청자 대응 부서는 고객서비스 부서로 바꿨다. TV시청자가 아닌 콘텐츠 소비자를 주요 고객으로 설정했다는 뜻이다. 곽 사장은 “우리 콘텐츠 이용자의 90%가 웹사이트를 통해 방송을 보는데 TV만 신경 쓸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이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웹사이트를 통해 콘텐츠를 본다는 점을 고려해 방송 클립 제작 인력을 편성팀에 배치했다. 종전에는 방송 편성이 언제 어떤 방송을 방영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콘텐츠를 몇 분 분량으로 쪼개서 서비스하는가로 관점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EBS의 이 같은 시도는 콘텐츠 플랫폼이 전통적인 TV에서 인터넷·모바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곽 사장은 “얼마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시아 미디어 서밋’에서 ‘브로드캐스트(Broadcast)’라는 단어는 한 마디도 안 나오고 ‘소셜서비스’만 논의됐다”며 전 세계 방송 업계의 시각이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콘텐츠 역량 강화에 따라 다양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캄보디아 정부와 공동 기획한 3차원(D) 입체 ‘앙코르와트 3부작’을 35만달러를 받고 영문판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미얀마와도 콘텐츠 제작과 함께 현지 방송 인력 교육에 나선다. 피지 방송에는 프로그램 150개를 기증해 아시아 지역에서 콘텐츠 주도권 잡기를 시도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방송개발기구(AIBD)가 만든 콘텐츠 유통 허브인 ‘미디어허브 엑세스닷컴’에도 참여했다.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서는 500원을 받아야 한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곽 사장은 “초중고생, 교사들을 위한 양질의 수업도구를 만들고, 콘텐츠 강화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