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협업 한·중·미 삼각편대 떠, 중국 영향력은 갈수록↑

엑스엘게임즈와 테이크2는 최근 2K게임즈의 IP를 이용한 온라인 게임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인터넷 업체 텐센트가 사실상 산파역할을 했다.         
 T2_스트라우스 젤닉 회장(왼쪽)_엑스엘게임즈_송재경대표(오른쪽)
엑스엘게임즈와 테이크2는 최근 2K게임즈의 IP를 이용한 온라인 게임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인터넷 업체 텐센트가 사실상 산파역할을 했다. T2_스트라우스 젤닉 회장(왼쪽)_엑스엘게임즈_송재경대표(오른쪽)

 온라인게임 개발 협업이 미국과 한국을 넘어 중국까지 확산된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입김이 거세다.

 31일 게임업계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유력 인터넷·게임업체 텐센트는 최근 엑스엘게임즈와 미국 2K게임즈의 온라인게임 개발계약 체결에 다리를 놓았다. 이 계약으로 엑스엘게임즈는 2K게임즈의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해 ‘문명 온라인(가칭)’을 개발한다.

 텐센트그룹은 ‘문명 온라인(가칭)’의 중국 판권 확보를 전제로 한·중·미 삼사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이끌어냈다. 그동안 단순 퍼블리싱·지분투자 등으로 한국 게임산업과 인연을 맺어왔지만 이번에는 사실상 ‘산파’ 역할을 한 셈이다.

 ‘문명 온라인(가칭)’의 사례는 해외 IP를 이용한 게임 개발에 새로운 모델이 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T2인터렉티브(2K게임즈 모회사) 아시아 지사 그리고 엑스엘게임즈 등 양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은 텐센트가 사실상 이번 프로젝트 성사를 시켰다”며 “자사 IP의 온라인화 필요성을 느낀 글로벌업체와 중국 시장 그리고 한국 개발력이 만난 경우”라고 정리했다. 텐센트는 엑스엘게임즈의 신작 ‘아키에이지’의 중국 내 판권도 보유 중이다.

 직접 게임을 제작하기에는 개발력이 부족하고, 미리 만들어진 게임으로만 사업을 전개하자니 갈증이 나는 중국 업체들이 방대한 시장과 자본력을 앞세워 유명 게임을 온라인화하는 프로젝트에 초기부터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MLB온라인(가칭)’ ‘피파온라인’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 등 그동안 미국이 IP를 대고 한국이 온라인게임을 만드는 단순한 구조에서 중국 업체가 자본투자 및 개발사 연결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형태로 확장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업체로부터 지분투자를 받은 한 게임업체 대표는 “중국의 시장, 한국의 개발력, 미국의 IP가 합쳐져 ‘삼각편대’식으로 시너지를 내는 사례는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네트워크를 가진 중국 업체들이 종종 해외 IP를 가지고 한국 개발사에 검토를 의뢰하는 일이 늘었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kr

문명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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