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글로벌 데이터센터 허브사업자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KT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 일본 기업을 위한 데이터센터 서비스와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을 위해 합작사를 설립하고 전용 데이터센터를 부산 인근에 구축한다고 30일 밝혔다.
데이터센터는 주로 자국에 두는 게 일반적이며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 사업자를 대상으로 서버와 전산 자원 등을 아웃소싱해 주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석채 KT 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30일 일본 도쿄 시오도메(Shiodome)에서 합동 콘퍼런스를 열고 1200여 기업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추진 배경과 계획, KT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대해 설명했다. <관련기사 3면>
이석채 회장은 “일본 시장 진출을 계기로 한국을 글로벌 데이터 센터로 발전시키겠다”며 “통신사 이점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과 노하우를 통해 아시아는 물론이고 유럽 해외 통신사업자와 클라우드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제휴로 KT와 소프트뱅크는 750억원가량을 투자해 합작사인 ‘KTSB데이터서비스즈(가칭)’을 9월까지 설립하기로 했다.
합작사는 KT가 51%, 소프트뱅크가 49% 지분을 갖는다. KT는 데이터센터 구축에서 서비스 제공까지 기술적 부분을 담당한다. 전용 데이터센터는 일본에서 가깝고 한일 간 해저 광케이블 시작점인 부산 인근에 10월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구축 전까지는 목동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해 인근에 구축하는 일본 기업을 위한 데이터센터는 6000㎾ 규모며 앞으로 2만㎾까지 추가로 증설할 계획이다. 6000㎾를 수치로 환산하면 서버 1만대를 운영하는 규모다. 한일 간 네트워크도 10G급 대용량 전용라인을 운영하며 서비스 활성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KT는 시장 초기임을 감안해 2015년 서버 관리 부분에서 1000억원, 가상화 등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500억원의 일본 기업 대상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KT는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 2000㎞ 반경 범위 내 15억 인구에게 한국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 아시아 클라우드 컴퓨팅 허브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합작사는 올해 여름부터 코로케이션에 이어 백업서비스를 제공하고 신규센터가 안정화된 2012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클라우드와 재해복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본 기업은 정부의 ‘전력사용 제한령’ 시행 방침에 따라 7월부터 전력 사용량의 15%를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며, 지진이나 해일 피해로부터 안전한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진 후 일본 기업은 전력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KT와 파트너십이 일본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IDC자료에 따르면 일본 데이터 센터 시장규모는 올해 5800억엔(7조5000원)이며 2014년까지 9.7%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일본(도쿄)=
<표>KT, 소프트뱅크 추진 경과
2010년 3분기: KT, 소프트뱅크 측에 클라우드 관련 협력방안 협의
2011년 3월 11일: 일본 지바현 지진 발생
4월 11일 : 소프트뱅크 CIO, 손정의 회장에게 협력안 보고
4월 12일 : 손정의 회장, 이석채 회장에게 전화
4월 14일 : 이석채 회장, 손정의 회장 미팅, 소프트뱅크 본사 방문
5월 2일 : 임원과 실무진 미팅(서울)
5월 17일 : 임원 및 실무진 미팅(도쿄 소프트뱅크)
5월 30일 : 세일즈 콘퍼런스 개최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