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악성코드가 1.5초에 하나 꼴로 등장한다. 신세대 해커들은 기업과 정부를 가리지 않고 공격을 감행한다. 디지털네이티브 사이버 전쟁이다. 일본 내에서 엔지니어들은 자발적으로 해커방어조직을 결성했다. 해커방어조직의 리더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30일 갈수록 심해지는 악성코드와 해커의 공격, 그를 막는 일본 젊은이들의 노력을 자세히 보도했다.
이 신문은 보안솔루션 업체 트렌드마이크로의 자료를 인용, 2010년에 신종 악성코드가 약 2000만개 발견됐다고 전했다. 1년이 3153만6000초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1.5768초마다 새로운 악성코드가 나타난 셈이다.
더욱 교묘해진 해커의 공격도 이어졌다. 작년 여름 구글 안드로이드 취약점 공격을 시작으로 지난달 소니의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지난 주말 미국 최대 군수 업체 록히드마틴에 이르기까지 대형 사고가 잇따랐다.
악성코드의 창궐과 해커의 파상공세 속에서 최근 일본에서는 악성코드를 감시하기 위한 엔지니어들의 자발적 조직인 ‘안드로이드 시큐리티부’가 탄생했다. 약 180명의 엔지니어들이 인터넷에서 뜻을 모아 만든 조직이다. 이 조직의 수장은 니와 나오야(丹羽直也) 군이다. 고베 소재 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며, 이제 16세에 불과하다.
니혼게이자이는 니와 나오야 군을 2007년 애플 아이폰과 2011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3의 보안 시스템을 깬 천재 해커 조시 허츠와 비교하며 “이들은 모두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라며 “이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모국어로 삼고 왕성한 지적호기심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또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풀어야 하는 퍼즐이 어려울수록 경쟁심이 강해진다”라며 “이들이 찾는 시스템과 네트워크의 취약점은 보안 수준을 높이기 위해 중요한 자료”라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는 “위험이 커진다고 인터넷을 없앨 수는 없다”고 전제하며 “오히려 디지털 네이티브들을 적극 채용해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