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네트워크로의 진화 과정에서 정부-사업자-이용자 간의 황금비율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망 고도화를 통한 산업 발전을 지원해야 하는 정부,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신규 수요를 창출해야 하는 사업자, 차세대 서비스의 다양한 혜택을 원하는 이용자 등 이들 세 주체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진행되는 망 진화 과정에서는 기본적인 기술 요인 외에도 여러 선결과제가 존재한다.
먼저 새로운 서비스가 안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신기술을 응용한 서비스는 쏟아져 나오는데 이를 수용할 법과 제도가 뒤처지면 산업과 서비스 활성화를 가로막을 수 있다.
비용도 문제다. 망 고도화에만 수천억원의 투자비용이 필요하지만 국내 통신시장의 성장세는 한풀 꺾인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정부 주도의 통신비 인하 움직임까지 더해져 투자여력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
신규 통신망 도입 이후 활용도가 떨어지는 옛 통신서비스 종료 작업의 연착륙도 관건이다. 새로운 서비스로 나아가야 하는 통신사업자의 입장과 기존 서비스를 고수하는 가입자의 입장이 엇갈리면 자칫 망 고도화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여러 과제가 대두되면서 망 투자와 서비스 제공의 당사자인 통신사업자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망 고도화 그 자체만으로도 막대한 투자비가 필요한데 통신요금 인하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됐다.
옛 서비스 종료도 풀기 어려운 문제다. 옛 서비스 종료 시 가입자들의 다양한 보상 요구까지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자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용자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용자들은 새로운 서비스로 진화해도 자칫 통신요금만 올라가고 별다른 서비스 향상은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용자 편의를 높이되 통신사업자의 투자 여력을 살리고 새로운 융합서비스 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찾는 사회적 협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말 그대로 ‘진화’하려는 사업자의 노력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차세대 서비스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통신서비스에 대한 합리적인 가치체계를 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 IT 경쟁력 제고와 가입자 눈높이에 맞는 적절한 지원책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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