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플랫폼 자회사 설립한다..통신과 플랫폼사업 분할

 SK텔레콤이 구글·애플처럼 플랫폼 사업을 독자적인 영역으로 육성한다.

 SK텔레콤은 오는 10월 1일자로 통신 영역과 플랫폼 영역으로 사업을 분할해 2개의 독립사업구조로 개편하기 위해 ‘플랫폼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분리한다고 31일 밝혔다. <관련기사 3면>

 콘텐츠와 플랫폼 등 외형적인 통신서비스보다 무형의 콘텐츠 역량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최종 분사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되며 실제 분사는 오는 10월께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기간 통신사업(MNO) 중심의 사업을 펼치는 네트워크CIC와 전자상거래·애플리케이션 등 신사업을 펼치는 플랫폼 비즈니스 등 양대 축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SK텔레콤 측은 “통신은 기본적으로 가입자를 기반으로 유무선 통신 영역에서 수익을 올리는 형태”라며 “반면에 플랫폼은 구글과 같은 사례에서 보듯이 가입자보다는 전체 고객과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라며 오히려 분리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배경 설명했다.

 SK텔레콤 플랫폼 부문은 서비스플랫폼과 뉴미디어, 마케팅 등 3개 부문으로 나뉘고 플랫폼 전략실, 오픈협력 지원실, 플랫폼 기술원 등을 두고 있다. 서비스플랫폼에는 전자상거래, 위치정보(LBS), 모바일 광고 등을, 뉴미디어 사업에서는 N스크린 ‘호핀(Hoppin)’, TV포털, 인터넷TV(IP TV) 사업 등을 진행해 왔다.

 새로 분사되는 사업부에는 마케팅 조직을 제외한 모든 사업 영역을 아우르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마케팅 부문은 ‘미래유통추진실’을 제외하고 SK텔레콤에 잔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설 회사 대표에는 기존 플랫폼사업을 이끌었던 서진우 사장이 맡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이 분사라는 초강수를 둔 데는 기존 사업 구조에서 통신과 플랫폼 영역 모두 독자적인 생존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산업생산성 증대(IPE) 등 신사업 분야 육성 전략을 펼쳤지만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한데다 신사업 분야가 규제가 많은 통신 영역과 합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또 통신사업의 특성상 사업부문을 쪼개고 나면 연간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요금인하 및 각종 규제 이슈에서 더욱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도 점도 이 같은 분사 결정의 한 배경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성민 SK텔레콤 총괄사장은 공시에 앞서 31일 사내방송에서 자율경영,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회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플랫폼 사업부문을 분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 사장은 “스피드 제고를 위해 분할을 결정했다”며 “분할이 제2의 도약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할방식은 분할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물적 분할 방식을 택했다. 플랫폼 회사가 SK텔레콤의 100% 자회사가 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이 분할을 결정했지만 2011년 경영 목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으로 100% 자회사의 경우 모든 경영 실적이 모회사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한편 SK텔레콤 일각에서 제기된 통신 지주회사 설립, SK브로드밴드 합병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