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인접한 북한의 고암포 공기부양정 기지가 완공 단계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 군은 북한군의 기습 침투를 막기 위해 서해 NLL을 따라 160여 ㎞에 달하는 해저 센서를 매설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군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서해 5도와 연안 지역을 대상으로 북한군의 기습 상륙 침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서해에 다수의 해저 센서를 깔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5일 창설되는 서북도서방위사령부에 북한군의 기습 침투와 무력 도발을 감시하고 조기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해저 센서 매설 지역은 기점인 백령도를 시작으로 대ㆍ소청도, 연평도, 우도 등을 포함하며 백령도 이남 NLL을 따라 160여 ㎞에 달한다. 다수의 수중 음향 센서로 이뤄져 있으며 주요 해저 장소에 설치돼 해수면 밑으로 침공하는 북한 잠수함을 비롯해 반잠수정, 상륙함 등 북한 도발을 조기에 탐지할 수 있다.
특히 이들 센서는 3중으로 깔리게 돼 만약 전방의 첫 번째 센서가 적군을 발견하지 못해도 후방에 매설된 두 번째, 세 번째 센서가 같은 해로를 탐지하고 있어 적군 발견율이 상당히 높다. 센서 탐지 정보를 종합하는 통제소는 백령도에 설치된다.
잠수함뿐만 아니라 북한군이 주력하고 있는 공기부양정 침투 등에 대해서도 상당한 방어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당초 군 당국은 백령도 인근 해역에만 센서를 매설하기로 계획했다가 해당 사업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연평도 해역까지 매설 지역을 대폭 확대했다.
해군은 작년 천안함 피격 이후 서해지역의 해저 센서 매설이 포함된 `항만감시ㆍ방어시스템` 사업을 소요 제기한 뒤 국회로부터 긴급 예산을 지원받아 올해부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12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립해양조사원은 해저 센서 매설을 위해 지난해부터 백령도와 연평도를 포함한 NLL 접경 해역의 해도를 관측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일경제 임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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