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샤프가 TV용 대형 패널 생산라인을 스마트폰 및 패드용 중소형 패널라인으로 전환한다. 채산성이 악화되는 대형 LCD 패널 시장에서 한국과 대만 업체와의 경쟁을 피하고 수요가 급증하는 스마트폰 및 스마트패드 시장에서 승부를 걸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샤프가 가메야마 공장(미에현 가메야마시 소재)의 TV용 대형 LCD 패널 제조 라인을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에 쓰이는 중소형 패널 생산 거점으로 바꾼다고 2일 보도했다.
가메야마 공장 중 2공장은 지난 2006년 세계 최초로 8세대 LCD 패널을 생산, 샤프의 LCD TV 사업 도약을 이끈 주역이다. 샤프는 2공장을 스마트패드용 패널 라인으로 변경, 애플 아이패드용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샤프는 이미 작년 애플의 아이폰용 LCD 패널을 수주, 1공장 대형 패널 라인의 중소형 전환을 시작했다.
샤프는 연내 2공장에서 스마트패드용 패널을, 내년부터는 1공장에서 스마트폰용 패널을 양산할 예정이다. 결국 2012년이면 가메야마 공장 생산량의 80% 이상이 중소형 패널로 바뀌고, 대형 LCD 패널은 지난 2009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사카이 공장(오사카부 사카이시 소재)에서 주로 맡는다.
니혼게이자이는 샤프의 주력 제품 전환 이유를 한국과 대만 업체에 밀린 대형 패널 라인을 시장성이 높은 중소형 패널 위주로 재편하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이 신문은 중소형 제품은 터치패널 등 높은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샤프가 엔고 악재를 딛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형 패널 라인을 그대로 활용 가능한 점도 고무적이다. 샤프는 기존 생산 설비를 최대한 활용, 신규 투자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샤프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TV용 대형 유리 기판으로 중소형 패널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은 아직 해외 경쟁사들이 갖지 못했다고 본다”는 주장도 전했다.
생산 라인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샤프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샤프는 세계적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지난 4월과 5월, 두 달 동안 가메야마 2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2분기 실적은 적자가 불가피하다. 샤프는 3일 올해 예상 실적을 발표하는데, 매출 3조219억엔과 영업이익 788억엔을 기록한 2010년보다 높은 수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