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가 사회적인 파장이 클 새로운 기술 2건을 2일 공개했다. 하나는 미래형 전자 소자의 핵심 소재인 고성능 양극성 고분자 반도체 물질이고, 다른 한건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톤짜리 연안어업용 전기 추진 어선이다.
◇고성능 고분자 반도체 물질=울산대 물리학과 에너지 하베스트-스토리지 연구센터 조신욱(38ㆍ고체물리학전공) 교수 연구팀은 울산과학기술대(UNIST) 친환경에너지공학부 양창덕(38·유기합성전공)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전자기기 구동회로 핵심 소자인 전계효과 트랜지스터(FET) 성능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유형의 반도체 고분자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어리얼스’ 5월호에 ‘전자-정공 양극성 고분자 반도체 물질 개발’이라는 제목의 내부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전자기기 구동회로 핵심 소자인 FET는 진공관과 비슷하게 전압 제어에 의해 증폭 동작을 하는 반도체 소자다.
연구팀은 기존에 개발된 근적외선 영역 흡수능력을 갖춘 낮은 밴드 갭(띠 간격)의 반도체성 고분자의 전자 수송능력을 배가해 고분자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합성한 뒤 FET 소자에 적용했다.
학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전자회로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극성 소자 구현을 통한 디자인 및 공정 단순화로 제작 비용을 절감하고 더욱 가볍고 소형화된 전자기기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조신욱 교수는 “시공간 제약 없이 네트워크를 활용하게 되는 미래 유비쿼터스 시대에는 더 가볍고 유연한 성질로 휴대가 쉬운 스마트 전자기기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톤짜리 전기어선 세계 첫 개발=울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부 박노식 교수팀은 3톤짜리 연안어업용 전기 추진 어선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
박 교수팀은 앞서 지난해에는 1회 충전으로 항해거리가 40㎞ 정도로 비교적 짧은 1톤짜리 낚시잡이용 전기 추진 어선을 세계에서 최초로 만들었다.
이번에 개발된 3톤짜리 전기 어선은 전지로 어선의 프로펠러를 가동해 추진되며 1회 충전에 항해거리가 150㎞로 목포에서 제주도까지 운항할 수 있다.
서해안의 경우 3톤 미만의 어선이 전체 어선의 60% 정도를 차지해 이 배가 보급되면 연료비 절감과 해양 환경오염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박 교수팀은 이달 말 전남 목포시 갓바위공원 유람선 선착장에서 3톤짜리 전기 추진 어선 시연회를 열 계획이다.
3톤짜리 전기 어선은 15㎾ 전기구동(BLDC)모터 추진시스템 2대로 가동된다. 경유나 휘발유가 아닌 리튬 인산철 전지로 모터를 돌리기 때문에 진동과 소음이 없으며 매연가스, 폐유 등의 환경오염 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이산화탄소 감축에도 이바지할 뿐만 아니라 지난 2009년부터 면세유 공급이 중단된 어민의 경제적 부담을 더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10만㎞ 주행할 때 유류비는 4000만원 가량 들지만 전기 추진 어선은 10분의 1인 400만원이면 된다.
전지를 한 번 충전(4시간)했을 때 항속 거리는 150㎞, 최대 속력은 시간당 20㎞다. 최대 속력으로는 1시간 30분 운항할 수 있고 시간당 10㎞의 경제속도로는 15시간 항해할 수 있다. 선박 제원은 길이 7m, 폭 3.2m, 높이 1m다.
박 교수는 “앞으로 전지 성능을 더 높여 청소선 등 연안 관리선과 한강 수상택시 등 내수면 전기 선박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