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체가 움직이는 방향이나 속도 등을 인식하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센서가 유럽 최대 반도체 기업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핵심 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카를로 보조티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CEO는 2일 홍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최근 MEMS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 MEMS 부문 매출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ST마이크로는 전 세계 컨슈머용 MEMS 시장 1위 기업. 자이로스코프·가속도계 등 MEMS 센서를 비디오 게임기와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에는 3개 이상의 MEMS가 장착되는 추세다.
지난해 MEMS로 벌어들인 매출은 2억달러였지만 올해는 9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2%대에서 올해는 5~10%로 성장이 예상된다.
ST마이크로는 MEMS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생산량 역시 대폭 확대키로 했다. 하루 생산하는 양을 올 연말까지 300만개로 늘릴 방침이다.
카를로 보조티 ST마이크로 CEO는 “MEMS가 스마트폰을 계기로 큰 수요 확대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의료 분야, 자동차에서도 큰 기회가 올 것”이라며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ST마이크로는 압력·고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고성능 MEMS 제품과 각각의 기능들을 한 데 묶은 센서 등 경쟁력 있는 제품들을 출시해 자동차, 의료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ST마이크로는 지난 2006년 세계 최초로 8인치 실리콘 웨이퍼로 MEMS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미래 시장을 예상하고 과감한 투자를 한 끝에 제품 단가를 낮추며 시장 영향력을 확대했다. ST의 MEMS 제품은 이탈리아(아그라테-센서 제조), 프랑스(루세·크롤-로직 생산), 몰타(키르콥-어셈블리 및 테스트)에서 생산된다.
홍콩=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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