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종편)를 ‘아기’로 품었다. 지난 3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나와 “종편이라는 아기를 낳았는데, 그 아기가 걸음마를 하기까지 각별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종편이 안착하는 수준에서 지원”하기 위해 “광고영업 자유를 그대로 두겠다”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처럼 보도·오락·교양 프로그램을 종합편성하는 종편에 광고영업자유를 허용하는 것은 ‘정치적 목적을 가진 특혜 시비’로 귀착하는 상황이다. 일반 상품과 달리 ‘불특정 시민에게 특정 가치관을 전달’할 수 있는 종편에 대한 규제를 기존 방송사업자와 달리 한다는 것 자체가 시빗거리다. 공적 책임을 높이고 민주적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방송 규제 목적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든다는 지적이 분출했다. 당장 “종편도 방송프로그램 편성 범위가 같은 지상파 방송사업자처럼 ‘광고판매대행체제’를 적용하라”는 요구가 솟구친다.
최 위원장은 종편 편애 시비를 불식하려는 듯 “종편에 주어진 자유 폭을 그대로 유지하고 지상파 규제를 서서히 낮춰 전체적으로 (광고영업을) 자유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다리면 다 풀어주겠다는 얘기다.
동아·중앙·조선일보와 매일경제 등 종편사업자는 쌍수를 들고, MBC·SBS·KBS 등 지상파 방송도 뒤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됐다. 종편은 ‘확실한 아빠(방통위)’를 얻었고, 지상파 방송은 종편 덕에 자유롭게 광고를 판매할 날이 가시권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불안한 것은 시청자다. 여러 방송사업자가 광고에 기댈수록 ‘공정 방송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개연성이 커서다.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은 종편과 지상파 방송광고의 자유화는 안 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