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4G 코리아의 반란]<18>혁신은 인터넷에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주요 인터넷 업계 모바일 전략

 한국 인터넷은 지금 새로운 도약이냐 추락이냐의 갈림길에 섰다.

 정보기술(IT) 버블 이후 10여년, 국내 인터넷 시장이 소수 포털 사이트들이 주도하는 안정적인 시장으로 변해가고 글로벌 추세와 어긋나는 우리만의 ‘갈라파고스’ 규제가 힘을 더해 가는 동안 해외에서는 웹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고 있었다.

 바로 실리콘밸리에서 불어온 소셜 네트워크와 모바일의 바람이다. 그동안 IT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은 조금씩 추락했다. 아이폰과 페이스북, 트위터로 대표되는 새로운 변화가 결국 우리나라도 덮쳤고 우리 IT 환경은 삽시간에 이 쓰나미에 떠밀려 갔다.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모바일과 소셜 네트워크, 모바일과 PC 환경의 결합, 다양한 스마트 기기와 콘텐츠를 활용하는 스마트 시대에 대응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모바일 새 판, 새 질서 나오나=현재 국내 주요 인터넷 기업들의 핵심 화두는 모바일이다. 유선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모바일 환경에까지 이어가고 싶은 선두 주자 NHN과 유선 환경의 열세를 모바일이라는 새 판에서는 뒤엎고 싶은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 KTH 등의 밀고 밀리는 싸움이 한창이다.

 가장 먼저 치고 나온 것은 다음이었다. 다음은 아이폰 국내 출시 전인 2008년 12월 이미 동영상 서비스 ‘tv팟’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다음 지도’ ‘마이피플’ 등 현재까지 10종의 아이폰 앱을 출시했다. KTH도 스마트폰 카메라 앱 ‘푸딩’과 위치기반 서비스 ‘아임인’ 등을 내놓으며 모바일에 다 걸기하고 있다. 자사 포털 ‘파란’의 디자인 자체도 모바일 페이지처럼 바꾸어 버렸다.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던 NHN도 이제 모바일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최근 모바일 웹을 개편해 웹에서도 편리하게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음성 검색, 이미지 검색 등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서비스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모바일 시장 잡아라”=모바일 시장을 잡기 위한 인터넷 업계의 본격적 행보는 이제 시작이다. 네이버는 이용자 관점에서 모바일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웹 시장과는 다른 방식으로 콘텐츠 직접 결제 등 새 비즈니스도 창출할 계획이다. 여전히 중점은 ‘검색’이다. 모바일도 웹과 마찬가지로 이용자들이 정보를 찾고 소비하는 과정인 ‘검색’이 중심이고 여기에 모바일이라는 기기 특성상 유용한 콘텐cm를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과 소셜네트워크 구축 등이 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기존 웹에서의 서비스를 모바일에도 최적화해 나갈 계획이다.

 다음은 모바일 환경에서 언제 어디서나 이용자들이 원하는 순간에 원하는 정보를 접하고 삶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라이프 플랫폼을 추구한다.

 다음의 서비스는 크게 마이피플, 다음 카페, 요즘, 티스토리, 플레이스, 클라우드 등의 커뮤니케이션 중심 앱과 다음, 다음 지도 등의 인포메이션 중심 앱, tv팟과 다음 뮤직 등 엔터테이먼트 중심 앱들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은 음성 통화 기능을 추가하면서 가입자가 폭증, 사람과 사람을 잇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모바일 전략은 이통사나 단말기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자들이 웹과 모바일에서 최고의 경험을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서비스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맞춰 네이트 검색, 동영상, 싸이월드, 네이트온UC, 싸이뮤직 등 다양한 앱과 모바일 웹을 병행해 확장성과 편리성을 동시에 추구하며 4G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4G 시대에 맞춘 새로운 디바이스의 등장에 따라 플랫폼의 특성 및 사용자 이용 형태 또한 새롭게 분석, 적용하기 위한 연구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키워드 입력이 쉽지 않고, 데이터 요금 부담이 있을 수 있는 모바일 환경에 맞춰 SK컴즈는 네이트 모바일웹과 별도의 앱을 통해 검색어 관련 정보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시맨틱검색’을 선보였다.

 싸이월드는 유무선 통합과 사진첩 기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국내 대표 소셜앱 플랫폼인 싸이월드 앱스토어를 모바일 환경으로 확장시키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웹 및 모바일의 친구 관계와 다양한 소통 수단을 통합한 메신저 서비스 네이트온의 모바일 이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생태계 구축으로 더 많은 가치를=국경이 무의미해진 디지털 환경에서 해외 서비스들의 지속적 도전을 방어하고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는 것도 국내 인터넷 업계의 과제다. 페이스북·트위터 등의 해외 서비스는, 최근 국내 성장률이 주춤해지고 있긴 하지만, 간편한 인터페이스와 다양한 서비스들과의 생태계 구축 등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해외 서비스들은 외부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풍성한 유무선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에 국내 인터넷 환경은 아직 내부 서비스 중심으로만 돌아가는 상황이다. 개방이 절대 선은 아니지만, 국내 업계가 외부 협업을 바탕으로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들을 놓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지난 2009년 처음 API 공개를 시작, 유무선 환경에서 일촌과 사진첩, 도토리 결제 등의 플랫폼을 외부 개발사와 공유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주목할 만하다. 싸이월드 앱스토어도 모바일 환경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제 대형 인터넷 기업들의 플랫폼을 발판 삼아 다양한 스타트업들의 성공 사례가 나올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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