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소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세계 일류 소재(WPM:World Premier Materials) 10대 핵심 기술개발 사업이 올해 2차연도를 맞아 속도를 내고 있다. 불과 1년 새 단기 연구 성과가 나오는가 하면, 당초 계획보다 사업화 투자 규모도 상향 조정됐다. 사업단별로 최장 9년으로 책정한 사업화 기간도 크게 단축하겠다는 의지다.
정부는 최근 WPM 10개 사업단의 실적을 중간 점검한 결과 지난해 1차연도 연구개발 성과가 조기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7일 밝혔다. 포스코 주관의 스마트 강판 소재 사업단은 세계 최고 수준인 분당 30m, 두께 3㎛의 진공 코팅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7위 철강업체인 타타스틸은 포스코가 운영 중인 국산 생산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해외 기술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역시 포스코가 주관하는 초경량 마그네슘 소재 사업단은 당초 목표를 추월한 광폭 1.2m의 마그네슘 판재 제조기술을 개발했고, LG화학의 나노카본 복합소재 사업단은 지름 20~30㎚급의 맞춤형 나노카본 설계기술을 개발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기판 사업단은 LCD·OLED용 고내열 플라스틱 소재와 필름 기술을 세계 최고인 일본 스미토모의 85%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고성능 2차전지 소재 사업단은 일본 니치아의 82%, 92% 기술 수준인 전기차 및 에너지 저장용 양극 소재를 개발했다.
LG이노텍의 초고순도 실리콘카바이드(SiC) 소재 사업단도 세계 최고 수준 대비 90%에 이르는 초고순도 SiC 분말 합성에 성공하는 등 10개 사업단별로 연구 성과를 속속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해 정부 지원 예산이 200억원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실적이다.
당초 최장 9년으로 잡았던 사업화 완료 시기도 2~3년은 단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WPM 사업단 관계자는 “아직 2차연도에 불과하지만 사업단별로 조기 사업화를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원래 계획보다 평균 2~3년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개 사업단에 속한 기업들이 연구개발(R&D) 외에 실제 사업화에 쏟아부을 설비 투자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3865억원의 사업화 투자 예산은 올해 4184억원, 내년 5955억원 등으로 오는 2018까지 총 10조9649억원으로 늘어났다. 당초 수립했던 10조5053억원에 비해 4%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WPM 사업단 관계자는 “사업화 시기를 앞당기거나 기술 개발 실적 및 상생협력에 모범적인 사업단에는 차등 지원하고 부진한 사업단은 탈락시키는 등 중간 평가를 면밀히 실시할 것”이라며 “참여 기업과 정부 모두 WPM 프로젝트의 성공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