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원의 웹3.0 비즈니스] <2>정보의 섬과 새로운 인터넷 모델

 인터넷 서비스 이용자는 ‘정보의 바다’라고 불리는 무수한 사이트를 자유롭게 옮겨 다닌다. 그럼에도 무의식 중에 개인이 원하는 목적을 위해 대표 서비스를 찾는다. 예를 들어 정보를 찾기 위해 검색이 필요할 때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고 개인끼리 편리한 의사소통을 위해 약속된 플랫폼 메신저 서비스를 활용한다.

  전문적으로는 이를 ‘정보의 섬(Information Island)’이라고 부른다. 정보의 섬에 속하는 대표 서비스는 일종의 선순환 작용으로 사용자가 몰리며 사업도 번창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기존에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모델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스마트폰 광풍이 몰아치면서 등장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나 최근 사회적으로도 관심이 높은 소셜 커머스 등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끄는 새로운 플랫폼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를 통해 해당 서비스가 보급되고 서로 추천되며 때로는 변화한다. 이를 웹2.0 또는 사용자 중심의 컴퓨팅 모델이라고 한다. 두 번째는 환경과 플랫폼에 영향을 주고 다시 환경과 플랫폼이 해당 서비스를 강화하는 일종의 생태적인 선순환 모델이라는 특징이 있다.

 UCC 동영상 서비스로 유명세를 탄 미국회사를 기억할 것이다. 동영상 서비스가 인기를 끌게 되자 각종 검색 엔진 등에서 검색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 UCC 동영상을 찾아서 제시해 주는 환경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서비스를 이용하는 환경도 더욱 간편해졌다. 소비자와 사이트가 윈윈한 것이다. 반면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해 주지 못하는 서비스는 자연 도태해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서로 자산을 공유하면서 가치 중심적으로 재탄생을 거듭한다. 오픈 API라는 개념으로 자신의 서비스를 규정하지 않고, 일종의 중간재로 사용해 새로운 서비스로 재탄생한다. 오픈 API를 응용한 서비스는 스마트폰 서비스를 기반으로 매시 업(Mash up) 형태로 제공된다. 서비스 방식은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서로 가치를 결합해 이른바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 낸다.

  나는 앞에서 인터넷 강국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인터넷 서비스가 나오지 못함을 지적했고 새로운 인터넷 모델의 특징을 세 가지로 나누어 제시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인터넷 환경이 탄탄함에도 왜 세계적인 서비스가 우리나라에서는 나오지 못하는 것일까.

 먼저 아직도 고객 중심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운영자 시각에서 기획되고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기보다는 편의성이나 검증되지 않은 사용자 경험에 의해 서비스가 이뤄진다. 얼마 전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창업한 이야기에 픽션을 섞어 구성한 영화가 선보였다. 물론 약간의 과장이 포함되었지만 영화 주인공이 사용자 측면에서 서비스를 기획한 대목이 나온다. 즉 사용자 눈으로 서비스를 바라보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두 번째로는 국내 인터넷 환경이 자연적인 생태 기능을 상실한 경우가 많다. 여러 이유로 말미암아 경쟁력 없고 고객에게 가치를 주지 못하는 서비스가 우수한 서비스와 불공정한 경쟁을 벌인다거나 시장으로부터 선택받고 발전해야 하는 서비스가 사회·산업 시스템 미비로 불필요한 도전에 직면해 발전의 기회를 상실한다.

 마지막으로 서비스를 구성할 때 지나치게 소유에 집착한다. 내가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소유하고 서비스를 제공해야 온전한 서비스라고 착각한다. 이는 사회적 분업과 협업 체제에 대한 경험과 인식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종 특정 사업자가 폐쇄적 환경을 통해 단기적인 사업 기회를 잡게 되면 가급적이면 이런 환경을 바꾸지 않기 위해 많은 역량을 소모한다. 폐쇄적 통신 환경에서 우월적 지위를 누리던 국내 통신 사업자가 스마트폰 환경이라는 패러다임 변화에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 일지 모른다.

 인터넷이 산업과 삶의 질을 바꾼다는 것은 재차 이야기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우수한 인터넷 플랫폼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클라우드나인크리에이티브 대표(sowny@cloud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