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MS, 야후 등 실리콘밸리의 주요 IT기업이 AT&T와 T모바일의 합병 서포터스를 자처하고 나섰다.
8일 뉴욕타임tm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8개 주요 IT기업과 10개의 벤처캐피털은 “미국 전역에 걸쳐 급증하는 무선 인터넷 수요에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양 사의 합병은 필요하다”는 내용의 서한을 FCC에 제출했다.
지난달 미 법무부가 AT&T와 T모바일의 합병이 반독점법을 위배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나선 시점에서 주요 인터넷 기업의 공식적인 지지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들 기업은 “강력하고 효율적인 무선망의 확보는 혁신 사이클의 한 부분이며 건강한 무선인터넷 생태계는 글로벌 경쟁력의 중요한 한 축”이라며 “FCC는 합병의 이점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타당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AT&T가 T모바일의 망을 LTE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시행한다면 미국 국민의 97.3%가 LTE의 혜택을 받게되는 것 역시 긍정적인 요소라고 평가했다.
AT&T와 T모바일 합병 지지 선언은 표면적으로는 모바일 인터넷 생태계 활성화가 이유지만 속내는 모바일 사업에서 AT&T와 협업까지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다.
실리콘밸리 기업의 지지 선언에도 소비자들과 주요 이동통신사들은 여전히 인수에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소비자 단체들은 거대한 공룡 기업의 등장으로 공급독점 현상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품질저하 등 소비자 불편이 야기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버라이즌과 스프린트넥스텔이 거대 이통사의 등장을 껄끄러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주 스프린트는 AT&T가 사용하지 않는 주파수가 충분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확보를 위한 합병은 타당하지 않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며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밝혔다.
모바일 인터넷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특히, 구글은 2008년 인터넷 전화 서비스인 ‘구글 보이스’를 출시하면서 AT&T와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왔고, 망중립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상충하고 있어 지지나 반대 의사를 밝힐 이유가 없어 보인다. 애플 역시 아이폰4를 AT&T뿐 아니라 버라이즌에도 공급을 하고 있어 어느 한 쪽에 도움이 되는 발언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AT&T와 T모바일의 합병 문제는 FCC와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반독점법 전문가들은 합병이 이뤄지더라도 원안대로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