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대기업 총수의 인식 전환, 대기업과 협력사와의 거래 시스템 개혁, 경제관료의 인식 등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동반성장은 위선으로 흐를 수 밖에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막한 ‘2011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선 정 위원장은 “동반성장은 우리나라의 화두이며, 정부는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동반성장에 두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은 변화가 미미하고, 다수 국민이 바라는 이상과는 상당한 거리에 있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이유에 대해서는 대기업들의 태도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대기업과 협력사 사이의 뿌리 깊은 갑을 관계, 대기업의 성과관리 평가기준 등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는 제대로 된 동반성장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
정 위원장은 “재벌 대기업들의 태도는 미온적이고 수동적”이라며 “협력업체와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갖고 있지만, 어떻게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유는 갑을 관계의 타성에 젖어있는 대기업 내부의 시스템이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진정성을 가지고 동반성장 문화를 가꾸는 방안을 찾기 위해 도전하고 실험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한 방안으로는 총수의 자세변화를 요구했다.
정 위원장은 “이제는 총수들이 바뀌어야 할 시점”이라며 “왜냐면 문화는 중심부에서 주변부로 확산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총수 스스로가 가치 지향을 분명히 하고 임직원에 대한 성과 관리 평가 기준을 바꿔야 한다”며 “이러한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주창하는 동반성장은 위선으로 흐르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경제관료들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기존의 인식과 시스템의 연장선상에서 문제를 접근하고 모든 일을 자신들의 통제에 따른 관리하는 데만 급급한 것이 사실”이라며 “동반위가 사회적 변화를 선도할 철학과 정책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담당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인들에게는 “R&D와 수출시장 개척이 중요하다”며 “해외진출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주=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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