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내년에 한국형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 Korea Space Launch Vehicle)-Ⅰ’를 다시 발사할 모양이다. 세 번째 시도다. 우리 국민은 지난해 6월 10일 우주를 향하던 나로호를 바라보다가 137초 만에 장탄식했다. 그 찬란한 ‘우주강국의 꿈’이 불과 고도 70㎞(비행시간 137초)에서 꺾여 바다로 곤두박질했다. 나로호가 또 추락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살펴야 할까.
1단 로켓이 안정적일지에 먼저 눈길이 닿는다. 가장 중요해서다. 내년에 세 번째로 발사할 요량이라면 1단 로켓을 자체 개발하는 게 불가능할 테니 다시 흐루니체프의 완제품을 들여올 것이다. 계약상 추진체(로켓) 기술 이전도 어렵다니 나로호를 우주로 보낼 로켓 완제품에 결함이 없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겠다. 사실 로켓 기술은 스스로 확보해가는 것 말고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다. 정부도 러시아 협력을 배제한 ‘KSLV-Ⅱ’ 자체 발사 시점을 2021년으로 늦출 만큼 1단 로켓의 중요성과 개발 가능성을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1단 로켓의 안정성과 함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정치적 이해’다. 과거 참여정부가 한국 첫 우주인 배출계획을 처음 짰을 때 2007년 12월 제17대 대통령선거를 겨냥했다는 논쟁을 불렀듯, 내년은 매우 조심스러워야 할 해다. 정부가 자체 액체추진로켓(KSR-Ⅲ) 개발사업을 일찍 접은 뒤 러시아에서 1단 로켓을 들여와 발사 시점을 앞당겼던 것도 ‘정치적 배경이 있었다’는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내년 나로호 발사 시점도 4·11 제19대 총선과 12·19 제18대 대선을 앞두든, 두 선거의 중간쯤이든 모두 부담스럽게 마련이다. 나로호로부터 정치적 이해를 걷어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