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00㎒ 대역의 주파수공용통신(TRS) 주파수 일부를 회수해 이동통신용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TRS 업계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할지는 물론이고 회수 대역을 어떤 사업자에게 할당할 것인지를 놓고도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9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이달 말로 사용기한이 끝나는 TRS 주파수 가운데 일부 대역을 회수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방통위는 지난 3월 말 TRS 사업자로부터 재할당 신청서를 접수해 내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평가작업을 벌였다. 방통위는 이달 전체회의를 열어 회수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방통위가 TRS 주파수 회수에 나선 것은 효용성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가입자가 30만명대에서 머물고 있는 TRS 시장을 감안했을 때 일부 대역을 회수해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것이 효용성 측면에서 낫다는 게 방통위의 판단이다.
TRS용 주파수는 800㎒ 대역 총 18㎒(이하 양방향 기준) 폭이다. 이 가운데 전국사업자 KT파워텔을 비롯한 4개 사업자로부터 6㎒가량을 회수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해당사자인 TRS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는 TRS는 수천명 간의 그룹 통화를 지원하기 때문에 일대일 통화 방식인 이동통신처럼 단순히 총가입자만으로 효용성을 논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정부가 TRS 활성화 정책을 내놓기는커녕 시장이 작다는 이유만으로 주파수 회수 결정을 내리는 것은 명백한 통신사업자 차별이라는 지적이다.
TRS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실제 회수 조치가 이뤄지면 기존 소규모 미할당 대역을 포함해 800㎒ 대역에서 총 10㎒ 폭의 신규 가용 주파수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800㎒ 대역이 ‘원조 황금주파수’로 불릴 만큼 관심이 큰 대역인데다 최근 이동통신사업자가 추가 주파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주파수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회수 주파수를 현재 준비 중인 2.1/1.8㎓ 대역 주파수 경매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당초 동시경매가 기대됐던 700㎒ 대역이 방송업계의 반발로 경매 대상에서 제외돼 주파수 확보 경쟁이 더 치열해진만큼 가용 주파수 대역 모두를 이번 경매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 이통사 스프린트가 유사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준비 중인 만큼 주파수 표준 측면에서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TRS 업계의 강한 반발과 함께 회수 주파수를 둘러싼 이동통신 업계의 확보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TRS 주파수가 방통위 주파수 정책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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