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망 사용에 따른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기업 간 전쟁이 제2 라운드에 돌입했다. 구글이 유튜브의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유럽 이통사들에 망 확대를 위한 투자를 ‘당당히’ 요구한 것. 유럽에서는 인터넷 기업들의 ‘통신망 무임승차’를 경계하는 분위기로, 이통사에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9일 블룸버그통신은 유튜브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는 안드레이 도로니체브 이사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그는 “통신사가 망 투자를 하지 않아 점점 데이터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콘텐츠 제공자)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어떤 통신사가 문제인지의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유튜브는 이통사들에 네트워크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 포괄적으로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보다폰 그룹의 리처드 피아세이 공공정책 총괄은 “인터넷 기업이 네트워크에 무임승차에 돈을 벌어가고 있는 데 비해 우리에게는 오히려 투자를 하라고 요구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는 “이통사가 콘텐츠를 좋은 품질로 빨리 전달해주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부연했다.
이통사들은 구글의 요구에 ‘신규 네트워크 투자에 나설 예정이지만 이를 위해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 방안 중 하나가 네트워크 과부하를 초래하는 인터넷 콘텐츠 제공자에게 부담금을 물리겠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가 주도해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나라도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과 에릭 베슨 산업부 장관을 포함한 프랑스 정부는 인터넷 기업들에 네트워크 투자에 참여할 것을 종용하며 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한 것. 파올로 페스카토레 CCS 인사이트 연구원은 “인터넷 콘텐츠 회사와 통신사업자의 이 같은 긴장 관계는 파장효과가 큰 빅 이슈”라며 “다른 나라들도 프랑스를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