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 분할을 결정한 SK텔레콤. 이 중 플랫폼 자회사와 싸이월드 및 포털 네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SK컴즈와 합병설이 돌고 있다고 9일 일부 매체들이 보도했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휴대전화 서비스가 아닌 서비스 부분을 별도 회사로 떼내기로 확정한 상태. 분할 대상은 차량용 네비게이션 서비스 ‘T맵’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T스토어’ 등을 서비스하는 플랫폼 사업 부문으로, 분할한 회사는 SK텔레콤의 자회사지만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그런데 SK텔레콤의 플랫폼 사업 부문이 SK컴즈와 사업 영역과 겹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기업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컴즈는 9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번 분할 결정과 전혀 상관없이 SK컴즈는 독립된 회사로 남을 것이며, 물리적 통합은 물론 인력교류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플랫폼 사업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합병’이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사실 SK텔레콤은 지난해 이미 글로벌 플랫폼 사업부문으로 육성할 7대 분야를 선정했는데, 이 중에 SNS(싸이월드) 및 메신저(네이트온)이 포함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페이스북 플랫폼과 카카오톡의 강세로 사업 가치를 제고해야 하는 것 아닌가는 의견이 나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터뷰에서 “SNS, 메신저 분야에서 SK컴즈와 SK텔레콤의 그룹간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으며 심지어 업무 분담에 대한 갈등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플랫폼 사업을 합병하는 것이 사업을 원활하게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합병이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플랫폼 부문 분사 결정 자체가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인데다가, 자회사를 물리적으로 통합하는 것도 그리 쉬운 방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막 제 궤도를 찾기 위해 발버둥치는 두 회사로서는 비효율적인 기업 통합은 주식 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한편, 지난 1일 SK컴즈는 네이트 쇼핑영역의 운영권을 SK텔레콤에 임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임대계약기간은 오는 2013년 말까지로 SK텔레콤은 다음달 1일부터 네이트쇼핑을 운영하게 된다. SK텔레콤은 운영권 임대료로 SK컴즈에 오는 7월1일부터 올해 말까지 약 185억원을 지불하게 된다. 이는 최소보장금액으로 매출이 215억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초과분의 75%를 더 지급받을 수도 있다. 시장에서도 SK텔레콤이 보유한 오픈마켓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고 SK컴즈는 운영권임대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SK컴즈 관계자는 “SK컴즈의 강점인 싸이월드와 네이트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서비스 강화 전략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컴즈가 네이트 사업부문 조정으로 주가 강세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에는 SK컴즈는 SK텔레콤으로부터 무선 네이트 운영권을 이관 받게 됐닥 밝힌 바 있다. 당시 주가도 크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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