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방송, 올해부터 활짝?

 3차원(D) 입체영상 콘텐츠 부족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올해가 3D 콘텐츠 원년이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정제창 한양대 매체공학과 교수는 12일 “아바타 이후 할리우드에서 해리포터 등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다수 3D로 제작되고 있다”며 “3D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는 고품질의 3D 영화들이 제작되면서 많이 불식된 상태”라고 말했다.

 3DTV의 보급에 비춰 3D 콘텐츠 시장이 빨리 열리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지만 전 세계에서 3D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위성방송 사업자를 중심으로 3D방송 채널 송출에 적극적이다.

 국내 KT스카이라이프는 7월 1일부터 3D 유료서비스를 시작한다. 자회사 한국HD방송을 통해 스카이3D 채널을 한 개 운영해왔는데, 이를 2개 채널로 늘리는 것이다. 영국 BSkyB는 지난해 3D 채널을 신설했다. 미국 다이렉TV는 ESPN 3D, N3D 등 4개 채널을 올해부터 송출한다. 컴캐스트도 24시간 3D 채널을 만들었다. 이 외에 태국·인도·중국·러시아·이탈리아·포르투갈·말레이시아·대만 등에서도 3D 영상방송 전문 채널이 등장할 예정이다.

 한국HD방송도 올해 한국의 풍광을 담은 ‘3D파노라마코리아’, 골프 레슨 프로그램 ‘3D리얼골프’ 등 콘텐츠 제작을 시작해 3D 시장 개척에 나섰다. EBS 역시 지난해 캄보디아와 함께 제작한 ‘신들의 땅, 앙코르’에 이어 3D 콘텐츠인 ‘그레이트 바빌론’ ‘로마 2부작’ 추가 제작에 나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약 30개 3D 콘텐츠가 국내에서 제작된다. 미국 폭스TV·ESPN, 유로스포츠 등에서도 다큐멘터리와 스포츠 중심으로 활발하게 3D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3D 채널을 운영하는 한국HD방송 문성길 사장은 “전 세계에서 3D 채널 론칭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며 “올해가 입체영상 방송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3D 방송 콘텐츠 전망을 밝게 봤다.

 결국 3D 콘텐츠 활성화 관건은 TV다. 지금 영화나 휴대폰용 콘텐츠는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TV에서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 영화·휴대폰용 3D 영상을 특별한 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TV에서 볼 수 있다면 3D 방송 활성화는 금세 이뤄질 전망이다. 이를 위한 기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업체 쓰리엔컴퍼니의 ‘OSMD(One Source Multi-used Display)’ 기술은 한번 찍은 영상을 별도의 인코딩 없이도 영화관, TV 등에서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정낙형 쓰리엔컴퍼니 사장은 “우리 회사와 계약해 3D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