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도 뚫렸다... 재정난 허덕이는 국가 기밀 유출 가능성 있어

 국제통화기금(IMF)이 몇 개월 전 전산망에 해킹 공격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IMF는 소속된 국가들에 관한 ‘경제’ 기밀을 보유하고 있는 등 민감한 자료가 많아 유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AP, AFP 등 주요 외신들은 IMF 전산 시스템에 대한 해킹은 외국 정부와 연관된 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며, 이메일과 기타 자료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시기는 몇 개월 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킹 공격이 지난달 14일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IMF 총재가 체포되기 직전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해킹에 연관된 외국이 어느 나라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전 세계 국가들의 민감한 정보들을 갖고 있는 IMF는 지난 몇 달 동안 매우 정교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에 시달려 왔으며 이번 사이버 공격 문제는 지난 8일 IMF 이사회에서 정식 거론된 것으로 나타났다.

 IMF의 자매기관인 세계은행의 리치 밀스 대변인은 “해킹 이후 IMF가 다른 연계 기관들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세계은행 컴퓨터 시스템과의 연결도 차단했다”며 “세계은행은 정보시스템 보안에 대한 잠재적 위협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며 방어 능력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 안보 전문가 톰 켈러만은 “IMF에 대한 이번 사이버 공격은 IMF의 컴퓨터 시스템 내부에 정보를 빼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침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공격은 공격 대상이 뚜렷한 의도된 공격”이라고 덧붙였다.

 IMF의 데이비드 헐리 대변인은 “최근 IMF에 대한 해킹 공격이 이뤄졌음을 확인해줄 수 있다”며 “그러나 IMF는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이상 구체적 상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이 알려진 직후 IMF는 조나선 파머 정보관리책임자(CIO) 명의로 직원들에게 경계를 촉구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IMF 측은 “지난주 우리는 일부 의심스러운 파일 전송 사실을 포착했으며 이어진 조사에서 데스크톱 컴퓨터 한대가 해킹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문제의 컴퓨터는 IMF의 일부 시스템에 침투하는데 이용됐다”며 “현재로서는 사기를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노린 공격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