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의원 중 종합편성·보도채널도 지상파와 마찬가지로 미디어렙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이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이에 따라 초기 종편 참여기업에 한해 직접 광고영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행보에 험로가 예상된다. 또한 국회 문방위원들은 공·민영 미디어렙의 개수에 대해서도 ‘1공영 1민영’이 한국적 현실에 적합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반면 KBS수신료 인상안과 MBC의 공영·민영화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는 물론 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팽팽하게 갈려 적지 않은 진통이 예고됐다.
13일 시작되는 문방위 6월 임시 국회를 앞두고 본지가 문방위 주요 의원 22명을 상대로 9, 10일 이틀에 걸쳐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 법안 △KBS수신료 인상안 △MBC 의무재송신 포함 여부 등을 전화 인터뷰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문방위 의원 22명중 종합편성채널, 보도채널도 미디어렙에 참여토록 해야 한다는 입장은 8명으로, 광고 위탁 여부를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3명보다 훨씬 많았다. 나머지는 응답을 유보했다.
이번 임시국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미디어렙 법안은 인터뷰에 응한 14명 중 하나의 공영 미디어렙과 하나의 민영 미디어렙을 둬야 한다는 ‘1공영 1민영’ 방안을 택한 이가 12명으로 여야 의원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1공영 미디어렙과 함께 다수의 민영 미디어렙이 필요하다는 ‘1공영 다민영’ 방안을 지지한 이는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과 최종원 민주당 의원 등 2명에 불과했다.
KBS 수신료 1000원 인상안에 대해서는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과 인상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각각 7명으로 동수를 이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KBS가 발표할 예정인 콘텐츠의 공영성 제고방안과 구조조정 등 자구대책을 검토한 뒤 방향을 정하겠다는 의원은 4명으로, 이들의 의견에 따라 수신료 인상의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다.
MBC를 공영화해야 할 것인지, 민영화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응답자 10명 중 9명이 공영방송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최근 법적 논란으로 확대된 의무재송신 채널 확대 문제에도 시사점을 제시할 전망이다. 현재 방송법에는 지상파 방송 중에서 KBS1·EBS만 의무 재송신 채널로 규정하고 있지만 MBC·SBS·KBS2 등은 케이블TV에 무상으로 방송을 재송신 해왔다.
한편 지난 9일 여야 문방위 간사가 최종 합의한 의사일정에 따르면 여야는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개최한다. 14일부터는 방통위와 방통심의위의 업무 보고가 예정돼 종편채널에 대한 광고·편성 특혜 여부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집중 추궁이 이뤄질 전망이다. 핫 이슈로 떠오른 미디어렙 법안은 현재 6개 안이 올라온 상황으로 △공·민영 미디어렙의 개수 △종합편성채널 광고의 미디어렙 위탁 지정 △대주주·대기업·방송사의 미디어렙 소유 지분 비율 △취약매체 지원 방안 등 쟁점별로 치열한 의견 대립이 예상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