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에게 해킹은 일반적인 일"

 인권운동단체인 앰네스티인터내셔널 런던지부 코린나 바바라 프란시스 중국 연구원은 노트북과 휴대폰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중국 정부가 런던에 있는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메일에 사람의 이름을 적는 등 민감한 내용은 아예 쓰지 않으며, 휴대폰이 감청되거나 위치 추적을 당할 것을 우려해 배터리를 빼놓기 일쑤다.

 13일 로이터통신은 프란시스 연구원과 인터뷰를 통해 중국 영토 밖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들이 어떤 식으로 감시를 당하고 있는지에 대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최근 일어난 일련의 해킹 사건들은 중국 정부의 ‘세련된 스파이 짓’이라고 표현했다.

 프란시스 연구원은 “이메일을 해킹당하는 것은 오랫동안 중국이라는 권위주의 정부 체제에서 활동한 운동가들에게는 일반적인 일”이라며 “나는 늘 나의 노트북과 휴대폰이 도감청을 당하고 있다고 여긴다”고 밝혔다. 그는 “독재 국가들은 인터넷이라는 국경없는 시스템을 통해 해킹이라는 세련된 방식으로 ‘스파이짓’을 한다”며 “특히 서방 국가를 좌지우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 일어난 구글 지메일 해킹 사건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들이 지메일 사용자들의 비밀번호를 알아내 이메일 내용을 훔쳐보려한 것. 해킹 사건의 피해자 중에는 한국과 미국의 고위관료와 중국의 정치 활동가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연결 지을 근거가 희박하다며 해킹 배후설을 부인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그녀의 주장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한 전문가는 “인터넷 시스템 밑단에서 너무 많은 정보들이 암호화돼 가공된다”며 “보안 시스템이 철통같이 보호되고 있지만 독립적인 해커들이 많아지는 것도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최근 해킹의 배후로 대두되는 이유는 또 있다. 중국 정부 내에서 인터넷 소통을 급속도로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SNS 기반의 ‘재스민 혁명’이 일어났을 때부터 중국 반체제 인사들의 체포가 급증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꼽힌다.

 한편, 토론토대학 먼크 국제문제연구센터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2년간 글로벌 103개 국가의 정부기관 및 민간기구의 컴퓨터 시스템이 ‘고스트넷(Ghostnet)’이라는 전자 스파이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이 고스트넷 시스템을 통제하는 중앙 컴퓨터는 대부분 중국에 위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