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신용카드사, 승인대행사(VAN) 등 15개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근거리무선통신(NFC) 분야에서 협력하겠다고 밝힌 것은 역설적으로 금융·통신 분야가 신성장동력 발굴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NFC는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했으나, 한국은 과거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사업자간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해 서비스 활성화에 실패한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 vs 통신 NFC 속내는..“협력해서 시장 파이 키우자”=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날 열린 ‘모바일 스마트 라이프 활성화를 위한 협력식에서 “(NFC분야 협력은) 이통사, 카드사, VAN 등이 그간의 불신과 갈등을 극복했다는 의미”라고 했다.
실제로 금융 진영은 NFC가 스마트 기기 이용자들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새 채널로 부상할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기존 신용카드 사업과 내부매출잠식(카니발라이제이션)현상이 불가피하고 △통신에 결제 시장의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이 아닌 ‘견제’를 택했다.
금융권은 이 때문에 통신 진영과 경쟁하기보다는 새로운 융합상품을 만들어서 모바일 결제 시장의 규모를 키운 뒤, 특화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게 우선과제라는 인식을 공유했다. 통신진영 역시 NFC로 요금에 이은 새로운 B2C시장을 창출하는 한편, 플랫폼 분야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SKT와 KT는 각각 하나카드와 BC카드를 관계사로 두며 금융컨버전스를 본격화하고 있기도 하다. 행사에 참여한 각계 대표들은 “NFC는 금융과 통신이 머리를 맞대며 발휘하는 상상력의 싸움”이라고 입을 모았다.
◇NFC 활성화 수수료, 보안문제는 고민=방통위가 NFC 활성화에 대대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남아 있는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큰 과제는 NFC에 버스, 지하철, 택시 등 교통수단은 물론이고 일반 소매 기업까지 끌어들이면서 복잡해지는 수수료를 어떻게 배분하느냐다.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경우 NFC를 지원하는 단말기 교체에 소극적으로 나서리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보안 문제도 걸려 있다. 이석채 KT 회장은 “NFC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보안문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했다. 아직 확인된 사고는 없으나, 수많은 경로로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옮겨가는 과정에서 관리 소홀로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 NFC를 활용한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6/21(화) 코리아NFC포럼 창립기념 콘퍼런스 안내 : http://www.sek.co.kr/m2m/outline.asp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