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인 빌 게이츠는 자녀들에게 자신의 재산 가운데 극히 일부만 물려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미국 언론들이 1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빌 게이츠(55)는 지금까지 무려 280억 달러를 기부했는데도 여전히 560억 달러(한화 62조9천억원 상당)를 보유한 세계 2위의 부자지만 3자녀 제니퍼(15).로리(12).포비(9)에게는 1천만 달러(한화 108억원 상당)씩만 물려줄 계획이라는 것이다.
게이츠는 이에 대해 "그만큼의 돈(자신의 부)은 그들에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녀들에게 줄 자산의 규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들(자녀)은 내가 가진 부 가운데 조금씩만 가지게 될 것이다. 이는 그들의 길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 메일은 이같은 언급을 감안할 때 자녀들에게 1천만 달러씩 물려줄 것이라는 그간의 보도가 크게 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게이츠는 자녀들은 트래비 맥코이와 브루노 마스가 부른 `억만장자(Billionaire)`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자신을 놀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게이츠는 자녀들이 애플의 아이패드나 아이폰, 아이팟을 사고 싶다고 졸라대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은데 대해 굳은 표정으로 MP3 플레이어 `준` 등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같은 종류의 제품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게이츠는 이와 함께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은 갖고 있지만 페이스북의 경우 너무 많은 친구요청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게이츠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에 대해 "약혼자 프리실라가 교육에 관심이 많아서 저커버그가 뉴저지 뉴어크에 기부를 하게 됐다"면서 "나는 40대에 의미있는 자선을 시작했지만 그는 훨씬 일찍 시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게이츠가 저커버그에 대해 언급하면서 여자친구인 프리실라를 `약혼자`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페이스북은 공식적으로 약혼 사실을 부인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게이츠는 371억 달러 규모의 자선재단과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에 다시 복귀할지를 물은데 대해 "비상임으로 관여하고 있다. 이것(재단)이 현재 나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암이 아닌 말라리아에 관심을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세계가 모두 암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어 그 분야에 의미있는 영향을 줄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괴짜(geek, 전자공학 등에 탁월한 지식을 지닌 별종을 가리키는 속어)라고 불리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지를 물은데 대해서는 "백신과 관련해 400쪽짜리 책을 기꺼이 읽고 연구하는 것이 괴짜의 의미라면 나는 괴짜가 맞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