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에볼루션(LTE)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기존 3세대(3G) 대비 5배 이상의 전송속도를 제공할 수 있는 LTE가 이제 테스트 단계를 벗어나 본격적인 상용화에 접어든 것이다.
현재 14개국 20개 사업자가 LTE 상용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내년 상용화 예정인 사업자만 81개에 달한다. 이에 이어 LTE 도입을 준비중인 사업자도 208개에 달해 LTE가 세계 이동통신의 대세로 확고히 자리 잡은 상황이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지난 연말 버라이즌을 통해 LTE 상용서비스가 제공되고, 2월에는 최초의 LTE 스마트폰까지 출시됨에 따라 LTE 조기 활성화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LTE 도입에 있어서 과거 3G서비스와 차별화되는 부분을 찾는다면 주파수를 들 수 있다.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가 2.1㎓ 대역에서 도입했던 3G서비스 WCDMA와는 달리 LTE는 지역·국가별로 다양한 대역에서 도입되는 추세다.
현재 미국은 700㎒, 유럽은 2.6㎓를 중심으로 LTE가 도입되고 있고 유럽 내 일부 지역을 포함해 다른 지역에서는 800㎒, 1.8㎓ 등 여러 대역에서 LTE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이 가운데 중 LTE용 주파수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대역은 바로 1.8㎓ 대역이다. 1.8㎓ 대역은 원래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900㎒에 이어 2G 이동통신 추가주파수로 사용되던 대역이었으나 최근 이를 LTE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미 폴란드에서 지난해 9월 1.8㎓ 대역 LTE가 최초로 상용화됐고 홍콩, 호주, 독일 등도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1.8㎓ 대역 LTE 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호주, 핀란드, 프랑스, 그리스 등에서도 1.8㎓ 기반 LTE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1.8㎓ 대역이 재조명 받는 것은 여러 가지 특성이 LTE 도입에 매우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1.8㎓ 대역은 전체 대역폭 자체가 150㎒ 폭으로 넓은 편이어서 많은 사업자들이 LTE 도입에 필수적인 20㎒ 폭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2G 가입자의 3G 전환에 따라 1.8㎓ 대역의 상당 부분이 여유 주파수가 되고 있어 이를 LTE로 활용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주파수 활용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더해 1.8㎓ 대역은 유럽의 주요 LTE 대역인 2.6㎓에 비해 전파특성이 우수할 뿐 아니라 기존 안테나, 기지국소 등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이를 감안해 지난 4월 유럽위원회는 1.8㎓ 대역에서 LTE 도입을 허용하는 새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1.8㎓ 대역은 송수신 간격 등 세부 사항이 국제 규격과 맞지 않아 해외 단말 수급 및 국제 로밍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비운의 주파수 대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방통위가 1.8㎓ 대역을 국제 규격에 맞게 조정하여 재할당하는 정책을 확정함에 따라 새로운 전기가 열리게 되었다.
이제 국내에서 1.8㎓ 대역에 LTE를 도입하는 사업자는 해외에서 사용되는 장비와 단말을 그대로 들여와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보다 다양하고 저렴한 글로벌 단말 사용에 따른 국민편익 향상은 물론 사업자간 글로벌 주파수 대역 보유 형평성 문제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남은 과제는 1.8㎓ 대역을 국내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할당하는 일이다. 현재 알려진 방통위 계획대로라면 1.8㎓ 대역은 2.1㎓ 대역과 함께 국내 최초로 시행되는 주파수 경매를 통해 할당될 전망이다.
방통위가 추진 중인 주파수 경매가 공정하게 시행되고 1.8㎓의 새 주인으로 최적의 사업자가 선정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새로운 황금주파수 대역으로 거듭난 1.8㎓ 대역 주파수가 낭비되지 않고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백정기 한국전자파학회 명예회장 jkpack@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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