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처럼 값싼 처방은 없습니다. 값싼 정책은 반드시 댓가를 치루게 됩니다.”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김종민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이 국회가 주도하는 게임 규제 움직임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처럼 무엇이든 지나친 것은 좋지 않으며 부작용이 매우 우려된다”고 강한 톤으로 지적했다. 규제편의주의로 흘러가서는 안 되며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풍선효과를 낳는 규제도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이뤄져야 하며 과도한 규제는 풍선을 터뜨릴 수 있다는 우려다.
김종민 이사장은 문화체육부 차관 시절인 1997년 문화산업진흥법의 토대를 마련하는 등 콘텐츠 산업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김 이사장은 “게임에 대한 근거없는 부정적 시각과 이를 바탕으로 한 규제편의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게임과의 연관성이 부각되는 다양한 사회문제가 미디어에서 소개되고 있지만 정작 논리적 인과관계를 밝힐 수 있는 근거는 빈약하다는 해석이다.
김 이사장은 “청소년 문제는 대학입시, 성적, 가정환경 등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다”면서 “모든 사회문제의 원인을 게임에서 찾는 것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을 과도하게 즐기는 청소년을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게임에 부정적 시각을 갖는 데 대해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막연한 부정적 시각은 재정립 될 시기가 됐다는 의견이다.
김종민 이사장은 “게임을 포함한 미디어와 산업이 변하고 있다”면서 “게임이 우리나라의 디지털 문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따뜻한 시각으로 봐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우리나라의 K팝(K-POP)은 과거 징기스칸도 못했던 서구의 심장을 강타했지만 게임은 한참 이전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한류였다고 분석했다. 김 이사장은 “사회문제를 낳는 악이 아니라 문화영토를 넓혀준 공이 있다”고 게임 한류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셧다운제와 관련해선 강한 톤으로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게는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4당5락이 적용된다”면서 “학생들에게 나머지 20시간을 공부만 하라고 주문하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국내 온라인 게임을 강하게 규제하면 외국 게임과의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김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가 디지털 소비에 대해 제대로 교육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게임업계도 현명하게 아비투스(Habitus)를 좋게 만드는 노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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