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IM카드, 유통과정 가격 거품 논란

 통신사가 출시하는 단말기에 장착하는 유심(USIM) 카드의 소비자가격이 유통과정에서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가입자에게 판매하는 USIM 가격이 제품 원가에 비해 많게는 4~7배까지 높게 책정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UISM은 3세대(3G) WCDMA 휴대폰에 필수적으로 탑재돼 다양한 부가기능을 지원하는 명의자 식별 장치다. 현재 유통되는 USIM은 일반적인 통신 기능만 지원하는 통신USIM(Contact USIM)과 부가기능을 지원하는 금융USIM(Combi/NFC USIM) 등으로 나뉜다.

 우선, SK텔레콤의 경우 USIM은 휴대폰 유통을 담당하는 관계사 SK네트웍스를 통해 일괄적으로 유통된다. SK네트웍스가 USIM 제조업체로부터 대량으로 물량을 도입한 후 일선 대리점에 공급하면 대리점을 찾은 가입자가 단말기와 함께 USIM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SK네트웍스는 제조업체로부터 통신USIM은 개당 약 1000원, 금융USIM은 4000~6000원에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이 이통 가입자가 가장 많은 만큼 단말 교체수요도 활발해 이른바 ‘바잉 바워(Buying Power)’를 앞세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는 상황이다.

 SK네트웍스는 이들 USIM을 대리점에 6000~8000원 수준에 공급하고 있다. 대리점은 소비자에게 통신USIM은 7700원(이하 부가세 포함), 금융USIM은 9900원에 각각 판매한다.

 결과적으로 가장 수요가 많은 통신USIM의 경우 1000원짜리가 실제 소비자에게는 7배 이상 높은 7700원에 판매되는 셈이다. 최근 마케팅의 일환으로 USIM 가격을 면제하는 사례가 많지만 소비자 가격을 부풀려 놓은 후 가입자에게 생색을 내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업계는 SK네트웍스가 부담해야 하는 유통·AS 비용과 SK텔레콤의 서비스 개발·관리 비용 등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가격이 높다고 지적했다.

 경쟁사인 KT 역시 USIM 가격은 가격은 일반은 5500원, 금융USIM은 7700원 등으로 SK텔레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는 하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체험강도는 그리 다르지 않다.

 통신사 측은 자세한 원가구조와 추가 개발비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최대한 적정한 가격에서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통신사측은 “유통·관리 비용 등을 감안해 소비자에게 적절한 가격에 공급한다”며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식의 접근은 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유통·포장·AS 비용 등을 감안하면 실제 유통이익은 소비자가격의 5%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통신사 USIM 유통 구조> ※업계 종합

 USIM업체(일반USIM 약 1000원, 금융USIM 4000~6000원) →SK네트웍스(일반USIM 약 6000원, 금융USIM 약 8000원)→대리점(일반USIM 7700원, 금융USIM 9900원)→가입자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