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를 잡아먹는 도적이라는 뜻의 ‘오적어’(烏賊魚)에서 유래한 오징어는 6월에 강원도에서 주로 잡히는 대표적 여름 음식이다.
칼로리는 낮고 단백질은 풍부해 밑반찬이나 술안주뿐 아니라 현대인의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마른 오징어에 포함된 단백질은 쇠고기보다 3배나 많으며 껍질에 풍부한 타우린은 간장 해독을 돕고 당뇨병과 고혈압, 심장병을 예방한다. 기와 혈액도 보충한다니 피로와 숙취 해소가 필요한 직장인들에게 여러모로 필수적이다.
다만 강한 산성 식품이기에 위산과다증이나 소화불량이 있는 사람은 삼가는 것이 좋고, 산을 중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채소나 과일을 곁들여 먹는 것을 추천한다. 이른바 ‘좋은 콜레스테롤’(HDL-콜레스테롤)을 만든다고 하니 콜레스테롤 걱정은 접어두고 제철이라 더욱 싱싱한 오징어 요리를 즐겨보자.
불오징어 개발한 집(서울시 은평구 대조동, 02-355-3130)은 매운 오징어 볶음을 의미하는 불오징어를 개발한 원조 맛집이다. 매콤하게 양념된 오징어에 쑥갓, 깻잎, 미나리 등 얹어준다. 남은 양념과 김을 함께 볶아먹는 볶음밥도 아주 명물이다. 단, 시장골목에 위치해 협소한 탓에 가파른 2층으로 올라가야 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뱃고동(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02-514-8008)은 오징어와 낙지불고기로 유명하다. 볶음밥까지 먹으면 양적으로는 충분하지만 매운 입맛을 달래는 데에는 달큰한 소스에 찍어먹는 오징어 튀김이 빠질 수 없다. 특히 낮 12시부터 5시까지는 점심가격으로 먹을 수 있어 저녁메뉴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허름한 외관이지만 최고의 신선도를 자랑하는 숨겨진 맛집, 청송 산오징어(서울시 관악구 남현동, 02-584-5286)는 오징어회와 오징어찜이 주메뉴다. 음식이 나오기 전 익힌 오징어먹물과 내장을 따로 내주는데 그 고소함이 일품. 오징어물회에 국수사리를 비벼 먹는 구성도 인기다.
동해오징어보쌈(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031-445-4545)은 무와 오징어가 빨갛게 무쳐 나오는 오징어보쌈이 주메뉴다. 매운 맛을 중화시켜주는 동치미 국물과 섞어찌개의 칼칼한 국물이 좋다.
속초수산시장 새롬맛집(강원도 속초시 중앙동, 033-631-0501)은 오징어순대로 유명하다. 순대 소를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 더욱 믿음이 간다. 유달리 칼칼하고 깔끔한 맛을 못 잊어 명함을 챙겨두었다가 택배로 주문해 먹는 외지인들도 많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