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롤스터 소속 프로게이머 홍진호가 은퇴를 선언했다.
홍진호는 지난 15일 오후 11시경 자신의 팬카페 `진호동`에 “안녕하세요 홍진호 입니다”라는 제목의 글로 은퇴의 뜻을 밝혔다.
자신의 글에서 홍진호는 “아직은 안주하는 것보단 도전하는 삶이 좀더 좋기에 이제는 또 다른 시작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도전을 해볼까 합니다”라는 말로 e스포츠 프로게이머 선수로서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전했다.
소속팀 KT롤스터 측도 16일 은퇴를 공식 인정하고 홍진호를 명예롭고 의미있게 보내주기 위한 은퇴식을 거행한다고 밝혔다. 은퇴식은 오는 25일 1시 용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실시되며 특별편성으로 온게임넷 방송을 통해 방영된다.
홍진호는 지난 2001년 KT 프로게임단에 입단 후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며 e스포츠의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폭풍저그`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그는 ‘올드 프로게이머’ 중 몇 남지 않은 현역 선수여서 팬들의 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네티즌들은 “너무나 안타깝다, 모두 떠나가는구나”, “e스포츠의 아이콘, 그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등의 반응으로 아쉬움을 표했다.
trend@etnews.co.kr
>홍진호선수가 팬까페에 남긴 글 전문
안녕하세요 홍진호 입니다
뭔가 카페엔 굉장히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 같았는데
막상 찾아보니 한달전즈음에 쓴 글이 있네요^^
어느덧, 제가 프로게이머로 활동한지도 10년이란 세월을 지나쳐 버렸네요.
긴 시간 이었던 만큼, 참 많고도 아련한 추억들이 생각나지만
언제나 팬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신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기억들로만 채워져 왔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서른이란 나이에 접어 들면서..
참 많은 것들이 바뀌어가는 것 같습니다.
막내로 팀에 들어와 귀여움을 받던 제가, 이제는 가장 큰 형이 되어있는 것만 봐도 말이죠.^^
비록,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이쪽에선 노장이란 소리를 들으며 지내왔던 프로게이머의 길에서
이제는 그만 물러설까 합니다.
아직도 많은 기대를 해주시는 팬 분들을 보자면 너무나 죄송스럽기만 하지만
그런 연유로 은근스럽게 이쪽에서 안주하는 제 모습을 보자니 한없이 부끄러워지기까지 합니다.
아직은 안주하는 것보단 도전하는 삶이 좀더 좋기에
이제는 또 다른 시작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도전을 해볼까 합니다.
게임 하나로 모든 게 정의되었던 제 철부지 20대 인생
함께 해주셨던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더 빛이 나고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프로게이머 홍진호를 응원해주시고 기억해주셨던
팬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 갤러리를 비롯한 다른 곳에도 직접 글을 남겨야 마땅하나 은퇴하는 것이 자랑스러운 것도 아니고..
프로게이머의 시작부터 함께 해왔던 이 진호동에서 끝을 맺는 것이 낫겠다 싶어
이곳에서 끝을 맺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