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의 복구노력에도 후쿠시마 원전은 여전히 정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원전자체의 복구도 어렵지만 방사능물질의 유출이 이어지고 주변 피해지역도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당초 7월 중순까지 1, 3호기의 격납용기를 물로 채우는 수관냉각을 완료하고, 2호기의 격납용기 손상 부분을 밀폐해 이르면 11월, 늦어도 내년 1월까지 원자로 온도를 100도 이하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도쿄전력은 복구를 위해 원자로 격납고까지 물로 채워 냉각하는 당초의 수장냉각 방식을 포기하고 시설에 남아있는 오염수를 정화한 뒤 냉각수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복구방법을 바꿨다.
최근 원자로 1호기와 2호기, 3호기에서 노심용해가 발생해 격납고가 손상됐기 때문이다. 현재 도쿄전력은 원자로의 순환냉각 방식을 적용한 복구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악의 난제는 고농도 오염수다.
외신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 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들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물질 노출 정도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아 오염수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등 엄청난 문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원전 내 방사성 물질 오염수 3000t을 바다로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2원전의 터빈 건물 지하 등에 고여 있는 방사성 오염수를 정화한 뒤 바다로 방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무덥고 습한 날씨도 현장 복구 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원자로 건물에서 여전히 높은 방사선 수치가 검출되고 있다. 여기에 건물 내부의 습도가 99.9%에 달해 장시간 작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인부 가운데 일사병 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의 방사능 수치는 쉽게 낮아지지 않고 있다. 또 세슘과 스트론튬 등 반감기가 긴 방사성 물질 토양 및 해저 토양 오염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최근 문부과학성이 미국 에너지부와 함께 원전 주변의 방사성 세슘134와 세슘137의 축적량을 조사한 결과. 원전에서 북서쪽으로 60㎞ 떨어진 일부 지역 토양에서도 고농도 세슘이 발견되는 등 오염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62㎞ 떨어진 후쿠시마시에서도 세슘이나 아이오딘보다 더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진 방사성 스트론튬이 검출됐다. 스트론튬은 체내에 축적되기 쉬우며 골수암과 백혈병의 원인이 될 우려가 있다.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인근 피난 구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연간 방사성 물질 노출 수치가 20밀리시버트 이상으로 추정될 경우 피난을 권고하고 있는데, 정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를 넘어선 새로운 4개 지역이 발견됐다.
일본 원전사고 지역이 제2의 체르노빌이 될지 아니면 새로운 꿈을 키워나갈 땅이 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