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애플 제품에 소송 거는 진짜 이유는?

아이클라우드 이어 아이북스까지 소송 당해

 이번엔 ‘아이북스’다.

 애플이 스마트패드인 ‘아이패드’에 이어 ‘아이클라우드’ ‘아이북스’까지 새롭게 내놓는 상품이나 서비스마다 ‘작명’ 때문에 연이어 소송을 당하고 있다.

 16일 블룸버그통신은 뉴욕의 출판업자인 존 T 콜비가 애플의 전자책 서비스 ‘아이북스’를 상표권 침해로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콜비는 ‘아이북스’라는 이름으로 1000권이 넘는 책을 출판한 바이런 프레이스로부터 2006년과 2007년에 이 이름의 상표권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콜비는 애플이 PC 명칭으로 ‘아이북(IBOOK)’의 상표권을 소유하고 사용한 적도 있지만, 2010년 4월 아이패드 출시 전까지 이를 전자책이나 전자책 관련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플 ‘아이북스’ 명칭 사용은 (콜비의) 아이북스와 아이픽처북스에 대한 신의를 꺾는 행위며, 보상은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애플이 개발자회의에서 야심차게 발표한 ‘아이클라우드’ 역시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인터넷 전화기업인 ‘아이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이 제기한 사용 금지 소송의 대상이 됐다.

 애플의 새로운 제품명이나 서비스명이 구설수에 오른 것은 비단 최근에 빚어진 일만은 아니다. 2007년 애플은 아이폰 출시 당시 시스코와 상표권 분쟁이 일어 결국 양사가 상표를 공동 사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아이패드는 출시 직후 일본의 후지쯔·ST마이크로, 중국의 프로뷰테크놀로지 등의 기업으로부터 자사의 제품명을 베끼거나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애플의 신제품이 이처럼 잇따른 상표권 소송에 시달리는 이유는 부주의나 법적 검토 미비로 보기는 힘들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의 도메인을 확보하기 위해서 스웨덴의 컨설팅 기업인 엑세리온에 450만달러(약 48억8250만원)를 지불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요 외신들이나 IT전문가들은 중소기업들이 애플의 유명세를 이용하거나 합의금을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보고 있다.

 IT 전문 칼럼니스트 팀 바자린은 “애플은 돈이 많고, 그에 버금가는 명성이 있어 결함을 보상하려 한다”며 “이것은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큰 거래가 된다”고 말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