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란에서 오일머니 캔다

 KT가 매지니드 네트워크 서비스로 이란 시장에 진출해 오일머니를 캔다. KT는 이르면 다음달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네트워크 매니지드 서비스를 담당할 현지 거점을 설립할 계획이다. 관련해 KT 글로벌사업본부 직원 일부를 이란 현지로 파견해 사전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KT 고위 관계자는 “계약조건을 최종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다만 이란에서 네트워크 매니지드 서비스를 시작으로 통합적인 ICT사업을 추진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네트워크 매니지드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통신 네트워크 관리 기술 수준이 낮은 일반 기업체나 다른 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 자원을 대신 관리·운용해주는 것이다. 단순히 통신 기간 인프라를 구축하는 차원을 넘어 통신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해 통신은 물론이고 IT서비스에 이해가 필요하다. 때문에 알카텔루슨트, 시스코 등 해외 장비업체들이 통신장비 판매와 함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IT서비스기업들이 시장에 참여했다.

 KT는 지난 2006년부터 시스코코리아와 제휴해 기업 대상의 네트워크 매니지드 서비스 등을 전개한 경험을 바탕으로 6년여만에 해외로까지 발을 넓히는 것이다. KT는 지난 2004년 중동지역에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한 경험은 있지만, 네트워크 매니지드 서비스만을 단독으로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이번 사례는 KT가 해외 진출 방향을 통신이 아닌 IT서비스로 전환한다는 시도로도 풀이된다. ICT는 통신과 네트워크가 들어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통신사업자가 수행하기 유리하다. 이는 KT가 최근 KT-KTF 통합 2주년에서 향후 탈통신의 해답을 해외에서 찾겠다고 밝힌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당시 김일영 부사장은 “해외사업 부문에서 국외에 통신 역량이 부족한 사업자에 지분을 투자해 기업가치를 더하도록 키우는 ‘글로벌 매니지드 서비스’를 적극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KT의 이란 진출로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중동 시장 진입이 활기를 띌지도 주목된다. 실제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달 이란 정보통신부 장관과 면담을 한데 이어 이달 초에도 테헤란에서 장관급 회담을 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사업 진출건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KT 관계자는 “굳이 해외 거점을 확보하는 이유는 현지화를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이달 말에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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