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롱텀에볼루션(LTE)과 이동통신재판매(MVNO) 등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7월 통신시장의 새 시대를 예고했다. 기존보다 5배 이상 빠른 이동통신서비스가 등장하고, 20~30% 저렴한 요금제가 나오는 등 이용자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LTE 서비스가 전국망을 갖추려면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고, MVNO도 제도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상황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LTE 상용 서비스를 개시한다. 같은 날 아이즈비전·KCT·SK텔링크 등은 SK텔레콤의 망을 빌려 MVNO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LTE 상용화를 앞두고 막바지 망 점검과 함께 사전 마케팅에 착수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SK텔레콤은 지난 18일 ‘4G LTE’ 로고를 공개하고 광고마케팅을 시작했다. LG유플러스도 전국 고객센터와 영업지점을 대상으로 LTE 현장 교육을 진행 중이다.
두 회사는 1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후 광역시 등으로 넓혀갈 예정이다. 김용길 LG유플러스 액세스망기술팀 차장은 “시내를 돌며 음영지역을 확인하는 등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한 마지막 점검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경쟁 활성화를 통한 요금 인하책으로 꼽히는 MVNO서비스도 다음달 1일 선보인다. MVNO는 통신망을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가 이동통신사업자(MNO)로부터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해 본격적인 이동전화 서비스의 재판매 활성화를 위해 KT와 LG유플러스를 통한 단순재판매 서비스와 다른 1위사업자 SK텔레콤의 망을 빌려쓰는 별정4호(MVNO) 자격을 신설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별정4호사업자 가운데 아이즈비전이 처음으로 SKT와 계약을 마무리한데 이어 KCT, SK텔링크도 이달 말까지 계약을 체결하고 다음달 1일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KT망을 활용한 MVNO도 경쟁적으로 확대된다. 인스프리트가 이달 27일 콘텐츠·데이터 중심의 기업용 MVNO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들 신서비스 등장은 이용자와 시장경쟁구도 측면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LTE가 도입되면 이용자는 기존보다 5~7배 빠른 고속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지난 17일 본지 기자가 LG유플러스의 부산 LTE망 구축 현장을 찾아 움직이는 차량 에서 HD급 동영상파일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구동하자 끊김 없는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었다.
향후 전국망이 구축돼 올(All)IP 방식의 VoLTE(Voice over LTE) 서비스가 나오면 음성과 데이터로 나뉜 현 요금체계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MVNO서비스는 저렴한 요금으로 통신비 부담을 낮추고, 나아가서는 기존 통신 3사의 요금경쟁을 촉발하여 시장경쟁을 통한 통신비 인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려도 없지 않다. LTE가 전국 어디서나 가능한 서비스 환경을 갖추려면 각 사에 따라 최소 1~2년을 기다려야 한다. 기존 3G망과 연동되는 듀얼모드 단말기도 9~10월에나 순차적으로 나올 예정이어서 초기 서비스는 상징적인 수준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통사들이 소비자들의 기대감만 부풀려 놓고 붙잡아 두면서 기존 3G망에서 수익을 뽑아내는 이른바 수익 극대화 전략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MVNO 역시 초기에는 선불 중심이어서 후불 통화에 익숙한 기존 이용자들이 얼마나 호응을 보일지 미지수다.
방통위가 지난 1년간 많은 공을 들였지만 MVNO 활성화를 위한 뒷받침이 부족하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SK텔링크처럼 MNO관계사가 직접 MVNO사업에 나서는 것도 상생 기반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LTE와 MVNO 모두 이동통신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서비스로 기대된다”면서도 “시장에서 실질적인 한 축을 차지하기까지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서비스 연착륙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진욱기자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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