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4세대(G) 통신인 롱텀에벌루션(LTE) 상용화 서비스가 10일을 남겨놓고 양사간 기싸움이 한껏 달아올랐다.
시발점은 800㎒ 대역 주파수 신경전이다. 공교롭게 SK텔레콤이 보유했다 이달 말 반납하는 800㎒ 대역 주파수에서 LG유플러스가 LTE 서비스를 하기로 하면서 주파수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신경전이 시작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내달 1일 SK텔레콤으로부터 839㎒~849㎒(상향), 884~894㎒(하향)의 주파수를 받는 동시에 서울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전국 82개시에서 LTE서비스를 한다고 19일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LG유플러스가 지난 4월 LTE 사전 테스트를 위해 SK텔레콤에 해당 주파수를 사전에 빌려달라고 요청하며 시작됐다. 당시 SK텔레콤은 이 대역에 남아 있는 가입자가 있으며 법적으로 이달 30일까지는 주파수 소유권이 자사에 있는 만큼 사전 임대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의 “먼저 빌려 달라”와 SK텔레콤의 “이달 말까지 기다려라”는 입장이 부딪치면서 해법을 못찾게 되자 결국 방송통신위원회가 비공식적으로 중재에 나섰다. 양사는 지난달 말 전체 대역중 5㎒ 정도에서만 시험국 주파수를 활용할 수 있도록 최종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 가입자가 망을 쓰고 있는 상태라 주파수를 통째로 미리 줄 수는 없는 만큼 가입자에게 영향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내심 서운해 하는 눈치다. 이미 840㎒ 대역에 남아 있는 SK텔레콤 가입자가 별로 없는 것으로 파악된 만큼 SK텔레콤이 이른바 ‘동업자 정신’으로 LG유플러스가 테스트를 위해 문을 활짝 열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물론 LG유플러스가 LTE 서비스를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시각도 있다. 법적으로 주파수를 할당 받는 다음달 1일 이후에 서비스를 시작하면 되기 때문이다.
양사가 이처럼 사소하게 넘길 수도 있는 일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이유에는 ‘4G 네트워크 주도권 확보’라는 복잡한 계산이 깔려 있다.
SK텔레콤은 또 다른 4G 통신 기술인 와이브로에 그간 막대한 돈을 쏟아 부었지만, 결국 LTE를 선택했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은 올해 수도권에 한정해서 상용서비스를 시작한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수도권과 지역에서 LTE서비스에 나선다. SK텔레콤은 LTE 부문에서 LG유플러스보다 소극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모양새로 비춰질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이번에는 3위 사업자라는 오명을 벗고 LTE시장에서는 SK텔레콤과 양강구도를 형성하겠다는 목표다. KT가 4G 전략을 와이브로 중심으로 정한 만큼 LG유플러스는 다소 무리해서라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양사는 실제로 향후 LTE 주도권을 가를 변수로 떠오를 LTE 전용 단말기를 먼저 확보하기 위해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들과 치열한 물밑협상에 돌입했다. 이래저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LTE’경쟁은 한여름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